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본지가 172만원의 산정 근거를 질의하자 롯데손보는 "2025년 유실적자 기준 내부 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라고 답했다. 유실적자는 실제 보험 판매 실적이 발생한 설계사를 뜻한다. 회사 스스로 해당 평균이 전체 스마트플래너가 아닌 실적을 낸 일부만을 대상으로 계산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광고를 접하는 지원자가 이러한 모집단 차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플래너 평균소득 172만원'이라는 문구만 놓고 보면 일반적인 지원자는 자신도 평균적으로 그 수준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미 실적을 낸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계산된 수치였다는 점에서, 광고가 전달하는 인상과 실제 산정 방식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롯데손보는 본지 질의에 "보험회사 수수료 구조를 웹페이지에 모두 표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인입된 회원을 대상으로 센터 담당 매니저를 통해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172만원'이라는 숫자이지만, 그 숫자가 실적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설명은 가입 이후 담당자 안내에 의존하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N잡 채널 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이 같은 모집단 차이가 만드는 격차는 뚜렷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N잡 설계사 채널 재적인원은 1만7591명으로 전년 대비 229.9% 급증했지만, 1인당 월평균 소득은 13만원에 그쳤다. 롯데손보가 제시한 172만원과 비교하면 약 13배 차이다. 회사는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통계는 손해보험사 N잡 채널 전체 재적 기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결국 '전체 재적'과 '실적자'라는 서로 다른 모집단을 비교한 결과라는 점을 회사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N잡 채널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82.2%로 전속 설계사(88.4%)보다 낮았다. 지난해 N잡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32억4000만원으로 전체 실적의 약 2% 수준에 그쳤다. 채널 재적 인원은 빠르게 늘었지만, 실제 실적을 낸 인원의 비중과 영업 기여도는 제한적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을 소집해 N잡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와 과장광고 가능성을 점검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롯데손보는 이에 대해 "지난 4월 마케팅 광고 전수조사를 통해 캠페인 방향을 전면 개편했으며, 평균소득이 유실적자 기준임을 광고 하단에 표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본지가 확인한 7월 초 기준 원더 페이지에는 여전히 '스마트플래너 평균소득 172만4920원'이 전면에 노출돼 있었다. 회사가 언급한 '유실적자 기준' 문구는 광고 하단에 작게 배치돼 있었다. 실적을 낸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라는 점이 소비자 눈에 가장 먼저 띄는 위치에는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부당성 여부는 개별 문구가 아니라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되며, 금융·보험 사업자의 표시·광고 사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금융위원회 소관이다.
롯데손해보험은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한때 2조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했지만 시장에서는 1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회사는 지난해 경영개선권고에 이어 올해 3월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매각과 자본건전성 개선 과제가 동시에 걸린 이은호 대표 체제에서, 실적을 낸 일부만 골라 만든 평균 수치가 전체 지원자를 향한 소득 지표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모집단 설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을 낸 사람만 골라 평균을 내면 숫자는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며 "매각을 앞둔 이은호 대표 체제에서 외형 확대에 유리한 통계만 전면에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