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사문서위조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디지털 및 AI 기술을 악용한 문서 조작’이다. 과거에는 정교한 위조를 위해 전문 기술자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생성형 AI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도 몇 분 만에 완벽해 보이는 금융기관 잔고증명서, 졸업증명서, 계약서 등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수사 과정에서 구속을 피하기 위해 AI로 정교하게 조작한 금융기관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가 과학수사에 덜미가 잡히는 사례도 발생했다. 심지어 감형을 받을 목적으로 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해 가짜 처벌불원서나 합의서를 위조해 재판부에 제출하는 행위까지 발생하면서, 사법부는 이를 재판부를 기망하는 악질적인 행위로 보아 초범이라도 예외 없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는 등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을 악용한 위조가 급증하면서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검증 시스템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해졌다. 금융기관과의 실시간 데이터 교차 검증,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파일 생성 및 수정 이력 추적 등 과학수사 기법이 전방위로 도입되었다. "설마 이것까지 잡아내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던진 위조 서류 한 장이, 도리어 수사기관을 자극해 스스로를 구속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
형법 제231조에 따르면 사문서위조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다. 하지만 실무에서 이 죄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단독 범죄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위조된 문서는 대개 어딘가에 제출되거나 사용되기 마련이다. 이 경우 위조한 사문서를 실제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추가로 성립한다. 만약 위조한 서류를 이용해 금융기관이나 타인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사기죄'가 결합한다. 더 나아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정상적인 자격 심사나 업무를 방해했다면 '업무방해죄'까지 도미노처럼 엮이게 된다.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파트너 변호사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감정적인 읍소보다는 해당 문서의 법적 성격과 작성 경위를 과학적으로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사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위조된 대상이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여야 한다.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거나, 단순한 의견 표명에 불과한 문서는 위조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라며 “만약 혐의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위조된 문서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소명하고 신속하게 피해자와 합의하여 '행사'로 인한 추가 피해 확산을 막았음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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