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경찰

"고독사 현장 첫 목격자는 경찰"... 초고령사회, 경찰 역할론 커진다

[형사정책 연구브리핑] 고독사 사망자 5명 중 3명은 '중장년 남성'... "경찰, 변사 처리 넘어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2026-06-13 23:49:33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독사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4년 전체 인구의 19.2%를 차지하며,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가운데 37.8%는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 대상 범죄와 치매노인 실종, 교통사고뿐 아니라 고독사로 인한 변사사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고독사 현장을 가장 먼저 접하는 국가기관이지만, 고독사 대응은 여전히 보건·복지 영역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김재운 세종사이버대 교수는 〈한국경찰학회보〉에 게재한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경찰의 고독사 대응현황과 과제' 연구를 통해 경찰의 고독사 대응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김재운 세종사이버대 교수(2024)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고독사 사망자는 3661명이며 50·60대 남성이 전체의 6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경찰이 고독사 현장을 가장 먼저 접하는 국가기관임에도 예방 체계 밖에 머물고 있다며, 노인안전 전담부서 신설과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이미지 확대보기
김재운 세종사이버대 교수(2024)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고독사 사망자는 3661명이며 50·60대 남성이 전체의 6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경찰이 고독사 현장을 가장 먼저 접하는 국가기관임에도 예방 체계 밖에 머물고 있다며, 노인안전 전담부서 신설과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 고독사 사망자 3661명...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독사 사망자는 366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자의 약 1% 수준이다. 고독사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고독사는 흔히 노인 문제로 인식되지만, 실제 통계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1.6%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0.2%를 차지했다. 50~60대가 전체 고독사의 61.8%를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70대 이상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별 격차도 뚜렷했다.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여성보다 약 5배 많았으며, 2023년에는 그 격차가 5.3배까지 벌어졌다. 김 교수는 실직과 이혼,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을 경험한 중·장년 남성에 대한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의 결과"

현행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고독사예방법)'은 고독사를 단순히 혼자 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자살이나 병사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1인 가구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있더라도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는 사례를 포함한다.

김재운 교수는 고독사의 주요 원인으로 도시화와 1인 가구 증가, 사회관계망 단절, 경제적 어려움, 신체·정신 건강 문제를 꼽았다.

특히 가족·친구·이웃과의 관계 단절이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을 경험한 경우,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 등이 겹치면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고독사 위험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 "고독사 현장 가장 먼저 찾는 사람도 경찰"

고독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하는 기관은 경찰이다. 고독사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지구대·파출소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고, 이후 형사와 과학수사요원이 사망 원인과 범죄 관련성을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 부검을 진행한 뒤 시신을 유족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인계한다.

김 교수는 경찰이 단순한 고독사 사후 처리 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고독사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이라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하는 고독사 실태조사 역시 경찰의 변사사건 처리 자료를 활용해 이뤄지고 있다.

■ 순찰 돌며 안부 확인... 경찰의 '보이지 않는 고독사 예방'

경찰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고독사 예방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선 경찰관서는 홀몸노인과 범죄 피해 또는 실종 이력이 있는 노인 등 고독사 위험군을 선정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한다. 순찰 과정에서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되어주거나, 위급 상황 발생 시 연락할 수 있도록 연락망을 구축하는 사례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관과 독거노인이 1대1 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한다. 명절에는 가족처럼 찾아가 안부를 묻고, 생필품 지원과 배식 봉사, 주거환경 개선 봉사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 보이스피싱·치매 실종 예방도 결국 고독사 예방

김 교수는 고독사 예방이 단순한 안부 확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경찰의 다양한 치안 활동 역시 넓은 의미에서 고독사 예방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이다. 범죄 피해로 경제적 손실을 입으면 생활고와 심리적 위축이 이어지고, 심한 경우 사회적 고립과 자살 위험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노인학대 예방과 지원 역시 중요한 영역이다. 학대는 가족 관계를 단절시키고 피해자의 신체·정신 건강을 악화시켜 고독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치매노인 실종 예방과 노인 교통사고 예방 활동도 같은 맥락에서 고독사 예방 정책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범죄 피해와 경제적 어려움, 학대 경험은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우울과 불안을 키운다. 결국 이런 위험요인을 줄이는 활동이 고독사 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 "고독사 대응, 경찰 업무 아니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김 교수는 무엇보다 경찰 조직 내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경찰관은 고독사 예방을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기본 책무인 만큼, 고독사 예방 역시 경찰 활동의 중요한 분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경찰관의 노인 관련 치안 역량을 강화하고, 노인안전 문제를 보다 비중 있게 다룰 수 있도록 교육과 조직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여성 분야처럼 경찰 조직 내에 노인안전 전담부서를 신설해 노인 대상 범죄와 실종, 교통사고, 고독사 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방문·조사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변사사건 처리 과정에서 고독사 여부를 체계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통계 시스템을 개선해야 정확한 실태 파악과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고독사는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

김 교수는 고독사를 단순한 복지 정책의 과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대응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독사 현장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경찰이 바로 그 최전선에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뿐 아니라 예방 활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실증적 연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노인안전 정책과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할 때 비로소 고독사라는 비극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독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이 만들어낸 결과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복지와 보건, 치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연구 출처
김재운(2024).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경찰의 고독사 대응현황과 과제, 한국경찰학회보, 26(5), 29-52.

김지연(Jee Yearn Kim) Ph.D.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형사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법심리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기술 역기능 및 사용자 위험 요인 대응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 범죄자 위험 평가, 교정 개입 원칙, 형사사법 실무자 조직행동, 스토킹 범죄자 개입 등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