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작품은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근원적 질문인 ‘왜’를 중심으로, 인연과 기억, 상실과 위로를 섬세하게 풀어낸 단편들을 엮은 작품집이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소설을 쓰는 이유를 단순한 창작 행위가 아닌 삶의 원점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 씨앗과 햇빛, 물과 흙이 만나 꽃을 피우듯, 수많은 원인과 조건이 모여 하나의 인연이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특히 중학교 시절 월남전 참전 군인들에게 위문편지를 썼던 경험은 작가 문학의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그때부터 시작된 “왜 우리는 만나고, 사랑하고, 떠나는가”라는 질문은 이번 소설집 전반을 이끄는 핵심 주제로 자리 잡는다.
표제작 '손의 기억'은 중환자실에서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는 인물의 심리를 통해 ‘손’이라는 감각적 기억을 중심으로 깊은 정서를 그린다. 따뜻했던 손의 기억과 식어가는 체온 사이의 대비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본질적 슬픔을 담아낸다. 동시에 작품은 그 슬픔 속에서 피어나는 위로의 가능성까지 포착한다.
이외에도 '아스팔트 위의 민달팽이, '그들의 이소', '무대가 열리고 불이 들어오면' 등 수록 작품들은 일상의 균열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내면을 조명하며, 서정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안 작가는 자신의 글을 "완전하지도, 매끈하지도 않은 기록"이라며 "이는 오히려 삶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정직한 흔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닿을 위로를 꿈꾸는 동시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숨구멍이라는 고백은 작품 전반에 깊은 울림을 더한다"는 출간 소감을 전했댜.
'손의 기억'은 화려한 사건보다 삶의 미세한 결을 포착하며,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한편. 안중익 작가는 출판사 편집장으로 활동하며 번역서와 불교 서적 등을 출간해왔으며, 2020년 '한국소설' 신인상 당선을 통해 등단했다. 이후 단편 '문턱'이 KBS 라디오 문학관 드라마로 제작되고, 희곡으로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삼 로이슈(lawissue) 기자 yskim@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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