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개인정보처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만 피고인이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고 판단되더라도 법 제74조 양벌규정에서 정한 행위자에 해당한다면 위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별론으로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도1942 판결 참조).
하급심(1심, 2심) 판결은 제한됐다.
원심판결 중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 파기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2015. 10. 22.경부터 B 주식회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위촉되어 활동한 사람이다. C는 2015년, 2016년 무렵 피고인을 통해 B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7. 1. 4.경 D와 공모하여, D가 B 상담원에게 전화하여 마치 C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고인이 보험설계사로서 보험 가입 및 고객 관리를 위해 수집한 C의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등을 이용하여 C이 B에 가입한 보험의 특약 해지, 주 계약의 보장내용 변경 등을 신청했다.
이로써 개인정보처리자인 피고인은 C의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의 범위를 초과해 이용했다.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개인정보 보호법’이라 한다)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을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스스로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3자에게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하거나(법 제26조), 임직원, 파견근로자, 시간제근로자 등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인 개인정보취급자(법 제28조)를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등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주체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개인정보를 수집, 보유, 이용하는 등 개인정보처리에 해당하는 행위를 실제로 했다는 사정만으로 그가 당연히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보험회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보험계약자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 보유하는 등 개인정보처리 행위를 하더라도, 그 개인정보처리의 목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회사가 당사자인 보험계약 체결 및 그에 따른 보험회사의 의무 이행 등 보험회사의 고유한 업무 및 이익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게 되어 개인정보처리에 관한 사항의 종국적 결정 권한이 보험회사에 있다고 볼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개인정보처리에 관한 정보주체의 권익 보호와 개인정보의 적합한 처리를 위하여 보험회사로 하여금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의 의무와 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도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C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적이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개인정보처리자라는 전제 아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피고인의 행위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2호, 제18조 제1항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원심은 피고인이 B와 체결한 보험설계사 위촉계약, 보험모집 위탁계약의 내용, 피고인이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모집하면서 수집하거나 알게 된 고객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관리 주체나 방법 등과 같이 피고인의 개인정보 처리 목적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는 고유한 업무 및 이익의 주체, 개인정보처리 과정에서 실질적인 지휘 또는 감독을 하는 자가 누구인지 등의 여러 사정뿐 아니라, 피고인이 운용한다고 기재된 개인정보파일의 존부와 그 생성·보유·운용에 관한 구체적 사정도 충분히 살펴보지 않았다.
한편 원심은 사기, 사전자기록 등 위작, 위작사전자기록 등 행사 부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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