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변호사의 적법한 직무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변호사인 피고인(임정혁 전 고검장)은 2023. 5. 하순경 서울 서초구 소재 변호사 사무실에서, 정바울 회장에게 소개할 변호사를 알아보던 이동규 전 회장으로부터 ’정 회장이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구속이 되지 않게 어떻게 방법이 좀 없겠느냐‘라는 말을 듣고 N에게 ’내가 검찰 고위직들을 잘 알고 있으니 대검에 올라가서 정 회장이 구속되지 않게 사건을 정리해주겠다‘라는 등 검찰 고위직으로 근무한 피고인의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검찰 고위간부에게 부탁해 정회장의 구속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그 대가로 1억 원의 착수금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10억 원을 바로 지급하기 어렵다면 착수금으로 1억 원을 우선 지급하고 일이 잘되고 나서 나머지 9억 원을 지급하면 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피고인은 2023. 6. 1. 성남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비리에 관한 수사 무마 등을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하나은행 계좌로 1억 원을 송금받았다.
(쟁점사안) 임정혁 전 고검장이 변호사의 정당한 변호활동에 대한 대가나 보수가 아니라 위법한 교제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인지 여부
-변호사법 제111조 제1항 전문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자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4고합37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억 원의 추징과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대검찰청 지휘부를 만나 정바울의 불구속수사를 청탁하는 행위는 전관 변호사로서 영향력 행사에 의한 부적절한 사적 접촉에 해당한다. 불구속수사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청탁의 대가로 거액을 받는 행위는 변호사 직무범위를 벗어난, 금지하는 행위다. 금전 액수나 명목, 경위에 나타난 죄질이 불량하고, 피고인 자신이 부적절한 처신을 깨닫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변명에 일관하는 점, 금전 처리내용, 압수수색 직후 허위 내용이 포함된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피고인은 변호인 선임계약을 체결한 다음 변호인으로서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했다. 수임료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받았을 뿐이고,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에 관해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이를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원심(2심 서울고법 2025. 9. 17. 선고 2024노2636 판결)은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동규 전 회장은 피고인이 수수한 1억 원은 정상적인 변호사 수임료가 아니라 검찰총장 등 고위간부에 대한 청탁 대사라고 진술했다. 이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법호사법위반의 공소사실에 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의 쟁점은 거의 유일한 증거인 법조 내지 정치 브로커 이동규 전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 진술의 신빙성인데, 1심과 달리 그 진술이 일관되어 있지 않다고 봤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을 구속기소[특가법위반(알선수재) 정 회장으로부터 수사무마 명목 13억3616만 원 수수. 징역 3년 및 13억3616만 원 추징 유죄확정]하고 공판을 진행하는 검사가 피고인 임 변호사에 대한 공판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임 변호사의 사건 수사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하여 자신의 사건에서 유리하게 참작 받으려고 하는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선임계약서에 '위임사무는 검찰에서 불구속 구공판 처분하도록 하는 변론 업무를 처리한다'라고 위임사무의 범위를 굵은 글씨와 밑줄로 명확히 했다. 대검찰청뿐만 아니라 직접 수사부서를 상대로 정 회장의 불구속 수사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제시할 방법을 찾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검을 방문해 아무련 연고관계가 없던 모 부장검사에게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일반적인 변론활동을 했고 연고 관계가 있던 검찰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변론을 시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변호인선임서 미제출이 사적인 친분관계를 이용한 부정한 청탁을 할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다.
세금계산서 미발행 등의 사정은 피고인에게 세금 탈루 의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세금계산서 발행 여부와 금품 수수의 명목 사이에 어떠한 직접적인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1억 원이 검찰총장 등에 대한 청탁 대가로서 수수되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검사는 피고인이 변호사 선임료로 계약한 금액이 10억 원의 거액이고 그 중 1억 원을 실제로 수수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정상적인 변론활동의 대가라기보다 검찰총장 등에 대한 청탁의 대가임이 명백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재판부는 이는 정상적인 변론활동의 대가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고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전 회장은 경찰초기 단계에서분터 검찰 단계이 이르기까지 10여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실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된 비용만 총 28억을 초과한다. 피고인은 상당한 전관 경력을 가지고 있고 당시 정 회장 사건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었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임박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수임료가 다른 변호사들과 견주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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