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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식인종이 모친 행세” 망상에 살해 아들 징역 5년

2016-03-02 12:19:28

[로이슈=전용모 기자] 망상증상으로 식인종이 모친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착각한 나머지 모친을 흉기로 살해한 아들에게 법원이 존속살해가 아닌 살인죄를 인정해 징역 5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50대 A씨는 조현병(정신분열증)에 따른 피해망상 및 카그라스(Capgras) 망상 증상(다른 사람이 주위의 친밀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있다는 망상적 신념을 지니는 증상)을 앓고 있으며 7여 년 전부터 울산 소재 건물 2층에서 70대 모친(B)과 단둘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 A씨는 작년 9월 심신미약상태에서 식인종이 모친의 모습으로 나타나 모친 행세를 하며 잠을 자는 동안 눈썹을 깎는 등 A씨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착각한 나머지, 주방에 있던 흉기를 꺼내 들고 안방에 누워있던 모친에게 다가가 신체부위를 10여회 찌르고 베어 현장에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및 변호인은 “범행 당시 정신분열증에 기한 망상 등으로 인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울산지방법원청사.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지방법원청사.
이에 울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신민수 부장판사)는 2월 19일 존속살해(인정된 죄명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또 “치료의 필요성 및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며 치료감호를 명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를 물티슈로 닦고 흉기를 물로 씻고, 피 묻은 자신의 남방과 체육복 바지를 세탁기에 넣어 씻은 점 등을 보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를 넘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척했다.

재판부는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범행결과 또한 참혹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점, 가족살해 범죄는 가족 간의 윤리와 애정을 무너뜨리고 유족들에게도 치유하기 어려운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오랫동안(1994년 12월~2009년 4월) 정신병 치료를 받아 온 점, 이로 인한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자신의 모친을 식인종 여자로 착각하고 그 여자가 자신의 재산을 가로채 간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의 형제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검사의 전자장치(전자발찌)의 부착명령청구에 대해 재판부는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함과 아울러 치료감호를 받게 할 경우 피고인에 대한치료, 재범 방지 및 성행 교정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부착명령청구자(피고인)가 치료감호에 의하여 장기간 치료를 마친 후에도 살인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존속인 점을 인식하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라 어머니의 모습을 한 식인종 여자에 불과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 사건 이후 가족들과의 접견에서 어머니의 안부를 묻기도 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앓고 있던 정신병으로 인해 피해자를 식인종 여자로 착각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는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존속인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했다. 즉, 살인보다 형량이 더 높은 존속살해가 아닌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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