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운 교수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어찌 ‘이렇게’ 나라를 만드시는가. -테러가 그렇게 한다고 방지되는 건가요?->라는 글을 통해서다.
박 교수는 “지금 테러방지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 직전인데, 야당의 필리버스터링으로 가까스로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몇몇 국회의원들이 기네스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그 전망은 어둡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찬운 교수는 “테러방지법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나는 국정원의 권한강화”라며 “국정원은 과거엔 법률적 근거도 없는 대통령 훈령으로 테러대책기구의 핵심적 역할을 했고, 이젠 그 지위를 법률로 못 박으려고 한다”며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둔다고 하지만, 그 실무를 맡을 대테러센터는 국정원에 의해 장악될 수밖에 없다. 국정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법률적으로 대테러업무의 확고한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또 하나는 국정원의 정보수집권한 강화”라며 “이 법 제9조는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하여 출입국ㆍ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공할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위와 같은 테러방지법 하에서, 만일 권한을 남용하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우려했다.
박찬운 교수는 “전 국민은 일상적으로 사생활 통제를 받을 수 있다”며 “금융거래, 통신정보, 위치정보가 무분별하게 국정원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엔 불법적으로 이런 정보가 수집되었지만,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이젠 발각되어도 법률상 적법한 정보수집이라고 하면 끝이다”라며 “이것을 누가 통제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테러방지) 법안에 나오는 인권보호관을 둔다고 하지만, 그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라고 봤고, 또 “수정안으로 나온 국정원의 대책위원장에 대한 보고의무도 큰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찬운 교수는 “만일 이 법이 선거 시에 악용된다면 그것은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라며 “민주주의가 부정될 수도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정원에 의한 댓글 공작 이상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
박 교수는 “이런 결과가 예측될 수 있는 법률을 만듦에 있어 이제까지 논의는 너무 일천하다”며 “이 법은 국정원의 신뢰회복 방안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너무나 위험한 법률이다. 그러니 야당이 이를 막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박찬운 교수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테러방지법이란 명칭에 현혹돼, 야당이 테러를 방지하는 법을 왜 반대하냐고 하는데, 이건 정말로 국민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라고 씁쓸해하며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이런 정도라면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다”고 혹평했다.
박 교수는 “이런 국민에겐 온갖 방지법만 만들면 그 정부는 지상 최고의 정부가 될 것”이라며 “살인방지법을 만들어 살인을 방지하고, 도둑질방지법을 만들어 도둑질을 방지하자”고 일침을 가했다.
박찬운 교수는 “그런데 역사가 만들어진 이래 오늘까지 살인방지법도 있었고, 도둑질방지법도 있었다. 형법상의 살인죄가, 절도죄가 그것이 아닌가”라며 “그럼에도 역사가 만들어진 이래 살인도, 도둑질도 방지되진 않았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국민들이 이 ‘방지법’에 속고 있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생각 없는 국민은 독재의 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