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은행이 지정한 법무사의 사무장이 근저당말소를 위한 금액을 횡령한 사안에서, 은행이 지휘ㆍ감독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은행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의 인정사실에 따르면 A씨가 2014년 1월 모 은행에 근저당권(채권최고액 3억원)이 설정된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도인, D은행 사이에 A씨가 D은행으로부터 돈을 대출받아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A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D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하고 업무처리는 D은행이 지정한 법무사에게 맡기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D은행이 지정한 법무사의 사무장이 근저당권 말소에 필요한 돈을 2억여원을 횡령해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았고, 이후 모 은행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대구지법에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돼 A씨가 근저당권 말소를 위해 채무를 대위 변제하고 말소등기를 마쳤다.
그런 뒤 A씨는 법무사, D은행 및 직원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서경희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무사와 D은행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대위변제한 2억6708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업무처리방식의 합의는 근저당권의 말소나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피고 은행이 대출을 실행함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피고 은행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위 근저당권 등기에 관한 업무는 피고 은행의 영역 내에서 처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근저당권 말소 업무의 위임자는 피고 은행이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 은행이 실질적으로 피고 법무사 및 사무장을 지휘ㆍ감독하는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선순위근저당권의 말소 및 은행의 근저당권설정 업무는 은행의 최선순위 담보권 확보를 위한 사무집행행위이고, 사무장이 이를 대신 처리하는 과정에서 횡령을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고 은행은 이들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에 대해 대위 변제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은행직원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은행의 대출관련 업무처리 지침을 위반해 사무를 처리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등을 기각사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