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대출채무 등을 변제하지 못해 금품을 훔치려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흉기를 들이대다 미수에 그치고 4주간의 상해를 가한 40대에게 법원이 강도치상죄가 아닌 강도상해죄를 적용해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방법원과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40대 회사원 A씨는 2300만원 상당의 대출 채무 및 카드빚을 변제하지 못하게 되자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A씨는 30대 여성 B씨의 집 화장실 창문을 뜯고 들어가 인기척에 잠을 깬 B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겁을 주어 반항하지 못하게 하려했으나, B씨가 흉기를 움켜쥐고 ‘강도야’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고 도주했다.
검찰은 A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피해자의 상해는 강도범행 당시 피해자가 내가 들고 있던 칼날을 맨손으로 잡고 빼앗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고의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것이 아니어서 강도상해죄(고의)가 아니라 강도치상죄(과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연화 부장판사)는 최근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A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강도상해죄에 있어서 상해는 반드시 강도의 수단으로 행사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인해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 않고, 널리 강도의 기회에 범인의 행위로 발생한 것이면 된다”는 대법원 판결(84도2397)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강도행위를 할 당시 단지 협박을 하기 위해 피해자의 목에 칼을 들이 댔더라도, 이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칼날을 맨손으로 움켜쥐고 빼앗으려 피고인과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며 “이는 강도의 기회에 협박에 해당하는 행위에 수반해 피해자에게 상처를 가한 것이고, 피고인은 몸싸움 과정에서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피해자에 대한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수법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는 동종범죄로 2회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 강도상해죄의 경우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규정돼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함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기본 강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