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이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부모가 재산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불효자방지법’이 점차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모님을 충실히 부양한다”는 조건으로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2층 주택 소유권 명의를 아들에게 넘겨줬는데,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챙겨드리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에게 패륜적인 말을 한 아들에게 법원은 부모가 준 재산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경우 자식이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겠다는 이른바 ‘효도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12월 아들에게 “아들은 부모와 같은 집에서 동거하며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주택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들은 본건 증여를 받은 부담으로 아버지와 같은 집에서 동거하며 부모님을 충실히 부양한다. 아들은 부담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한 아버지의 계약해제 기타 조치에 관해 일체의 이의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계약 해제의 경우 즉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한다’는 부담사항 이행각서를 작성해 줬다.
이에 A씨는 며칠 뒤 증여계약을 원인으로 아들에게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2층 건물인 이 주택의 대지 면적은 351.6㎡. 이후 A씨는 주택 2층에 거주하고, 아들은 1층에 거주했다.
A씨는 아들에게 이 주택 외에도 자신 소유의 경기도 남영주에 있는 임야와 모 화장품 회사 주식을 전부 증여해줬고,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아들이 경영하는 회사 채무의 담보로 제공하고, 소유하고 있던 다른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아들 회사 채무를 변제해 주는 등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줬다.
A씨의 처는 2007년 이래로 허리디스크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아들 부부 및 그 자녀들은 주택 1층에 살면서 2층에 사는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다. 또한 부모님의 가사를 전혀 돕지 않았다. A씨 부분의 가사는 주로 가사도우미나 A씨의 아니가 맡았다.
그러다 A씨의 처는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2013년 11월에는 스스로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아들 부부는 어머니를 간병하지 않았고, 수발은 A씨나 그의 딸, 가사도우미가 맡았다. 아들 부부는 주택 1층에 살면서도 2층에 살고 있는 부모를 자주 찾아가지도 않았다.
더욱이 아들은 2013년 11월 부모에게 고급 요양시설에 입원할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아들이 같은 건물 1층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간병하지 않는데, 만약 아내를 요양시설에 보낸 후에는 요양시설로 찾아오지도 않을 것 같아 서운함을 느꼈다.
이에 A씨는 아들에게 부동산을 다시 자신의 명의로 돌려주면 이를 매각한 후 남는 자금으로 부모가 살 집을 마련할 것이니,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당신이 천년만년 살 것 아닌데, 아파트가 왜 필요해. 마음대로 한 번 해보시지”라고 말했다.
결국 A씨 부부는 2014년 7월 주택 2층에서 나와 딸의 거주지를 옮겼다. 그러면서 A씨는 “아들이 부모를 충실하게 부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증여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4민사부(재판장 서민석 부장판사)는 지난 1월 A씨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2014가합42573)에서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며 아버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여계약은 피고가 원고인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561조가 정한 부담부 증여에 해당한다”며 “부담부 증여에 있어서 부담 의무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비록 증여계약이 이행돼 있더라도 증여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이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본인신문 결과,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증여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다. 피고는 원고에게 증여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피고 명의로 마쳐진 주택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들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들의 항소를 기각하며, 아버지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여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증여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각 부동산에 관해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건은 아들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아버지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 상고심(2015다23614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한편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이 사건 증여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부담부 증여’로 봄이 타당하다”며 “그렇다면 자녀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증여자인 부모는 증여계약을 해제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다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고 부부가 노령에 병환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원고 부부에게 일정액의 금전을 지급해 온 것 외에 한 집에서 식사도 같이 하지 않은 것으로, 별다른 부양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더욱이 피고는 오히려 원고 부부의 부양방법에 관해 자신의 견해가 관철되지 않자 원고에게 패륜적인 말과 태도를 보였다는 것으로, 이와 같은 측면에서 원심의 판단에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부모님을 충실히 부양한다”는 조건으로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2층 주택 소유권 명의를 아들에게 넘겨줬는데,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챙겨드리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에게 패륜적인 말을 한 아들에게 법원은 부모가 준 재산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경우 자식이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겠다는 이른바 ‘효도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3년 12월 아들에게 “아들은 부모와 같은 집에서 동거하며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주택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들은 본건 증여를 받은 부담으로 아버지와 같은 집에서 동거하며 부모님을 충실히 부양한다. 아들은 부담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한 아버지의 계약해제 기타 조치에 관해 일체의 이의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계약 해제의 경우 즉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한다’는 부담사항 이행각서를 작성해 줬다.
이에 A씨는 며칠 뒤 증여계약을 원인으로 아들에게 주택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2층 건물인 이 주택의 대지 면적은 351.6㎡. 이후 A씨는 주택 2층에 거주하고, 아들은 1층에 거주했다.
A씨는 아들에게 이 주택 외에도 자신 소유의 경기도 남영주에 있는 임야와 모 화장품 회사 주식을 전부 증여해줬고,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아들이 경영하는 회사 채무의 담보로 제공하고, 소유하고 있던 다른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아들 회사 채무를 변제해 주는 등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줬다.
A씨의 처는 2007년 이래로 허리디스크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아들 부부 및 그 자녀들은 주택 1층에 살면서 2층에 사는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다. 또한 부모님의 가사를 전혀 돕지 않았다. A씨 부분의 가사는 주로 가사도우미나 A씨의 아니가 맡았다.
그러다 A씨의 처는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2013년 11월에는 스스로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아들 부부는 어머니를 간병하지 않았고, 수발은 A씨나 그의 딸, 가사도우미가 맡았다. 아들 부부는 주택 1층에 살면서도 2층에 살고 있는 부모를 자주 찾아가지도 않았다.
더욱이 아들은 2013년 11월 부모에게 고급 요양시설에 입원할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아들이 같은 건물 1층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간병하지 않는데, 만약 아내를 요양시설에 보낸 후에는 요양시설로 찾아오지도 않을 것 같아 서운함을 느꼈다.
이에 A씨는 아들에게 부동산을 다시 자신의 명의로 돌려주면 이를 매각한 후 남는 자금으로 부모가 살 집을 마련할 것이니,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당신이 천년만년 살 것 아닌데, 아파트가 왜 필요해. 마음대로 한 번 해보시지”라고 말했다.
결국 A씨 부부는 2014년 7월 주택 2층에서 나와 딸의 거주지를 옮겼다. 그러면서 A씨는 “아들이 부모를 충실하게 부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증여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4민사부(재판장 서민석 부장판사)는 지난 1월 A씨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2014가합42573)에서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며 아버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여계약은 피고가 원고인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561조가 정한 부담부 증여에 해당한다”며 “부담부 증여에 있어서 부담 의무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비록 증여계약이 이행돼 있더라도 증여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이를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본인신문 결과,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가 원고와 원고의 처를 충실히 부양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증여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다. 피고는 원고에게 증여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피고 명의로 마쳐진 주택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들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들의 항소를 기각하며, 아버지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여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증여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각 부동산에 관해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건은 아들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아버지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 상고심(2015다23614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한편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이 사건 증여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부담부 증여’로 봄이 타당하다”며 “그렇다면 자녀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증여자인 부모는 증여계약을 해제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다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고 부부가 노령에 병환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원고 부부에게 일정액의 금전을 지급해 온 것 외에 한 집에서 식사도 같이 하지 않은 것으로, 별다른 부양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더욱이 피고는 오히려 원고 부부의 부양방법에 관해 자신의 견해가 관철되지 않자 원고에게 패륜적인 말과 태도를 보였다는 것으로, 이와 같은 측면에서 원심의 판단에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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