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굿을 하지 않으면 흉사(나쁜 일)가 계속 일어날 것처럼 속여 굿값 명목 등으로 억대의 돈을 받아 챙긴 무속인에게 대법원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창원에서 신당을 차려놓고 점집을 운영하는 무속인 50대 A(여)씨는 점을 보러 와 친하게 지내게 된 B씨가 무속에 의존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것을 알고 ‘굿’ 값 및 장군할아버지 위안 명목으로 2011년 3월부터 2012년 9월까지 33회에 걸쳐 총 1억 6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B씨에게 “남편에게 귀신이 붙어 이혼하게 될 것이다. 삼촌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데 굿을 하지 않으면 삼촌이 죽을 것이다. 굿을 하지 않아 내가 모시는 장군할아버지가 노했다” 등 갖은 현혹적인 말로 속여 굿을 하지 않으면 계속 흉사가 일어날 것으로 믿게 했다.
그러나 A씨는 신내림을 받은 적이 없어 ‘굿’을 주재할 능력은 없었고, ‘굿’을 할 능력이 있는 다른 무당을 불러 B씨를 위해 ‘굿’을 해 줄 의사도 없었으며, 받은 돈을 사채 등으로 빌려줘 이익을 얻거나 자신의 채무를 변제할 마음이었다.
1심인 창원지방법원 형사3단독 김태규 판사는 2014년 10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에 대해 “피고인의 행위는 종교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무속행위를 가장해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한 것”이라고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피해자로부터 굿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을 받은 뒤 굿을 해줬을 뿐, 굿 값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며 또한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2014노2403)인 창원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양형권 부장판사)는 지난 9월 무속인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굿의 시행자가 통상의 범주를 벗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무속행위를 가장해 요청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는 등으로 굿 값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은 때에는, 이는 종교행위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거나 무속행위를 기망행위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가 처한 궁박한 상황을 알고서 무속인으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고액의 굿 값을 받고 굿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무속행위를 가장해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고, 이는 종교행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일체를 부인하고 객관적 상황에 맞지 않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사실 일체를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피해금액이 크고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와 그 가정에도 중대한 피해를 끼친 점,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