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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의식불명 성년 아들 대신 아버지 ‘불처벌’ 합의는 무효”

2013-10-02 12:06:2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성년의 아들을 대신해 그 아버지가 가해자와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제출했더라도, 이 합의는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국 가해자는 피해자 측과의 합의 노력으로 형량을 감경받을 뿐, 처벌 자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에 따르면 A(30)씨는 2011년 5월 새벽 자신의 외제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편도 5차선 도로의 2차로를 따라 주행하다가 무단횡단을 하던 B(28)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전치 6개월의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과 함께, 치료가 끝났을 경우에도 만성 식물인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로 인해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후 A씨는 의식불명 상태인 B씨를 대신해 그의 아버지와 사건 처리를 합의했다. B씨의 아버지는 1억4000만원의 합의금을 받는 대신 법원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1심은 A씨에게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내용 및 정도, 결과가 중한 점, 피해자가 무단횡단한 점, 피해회복을 위해 합의했고 이에 피해자의 아버지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는 “피해자의 아버지와 합의했고,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으므로, 검찰의 공소를 기각해야 함에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게 된 경우에도 반의사불벌에 관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이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2011년 12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했다면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할 것이지만,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 피해자에게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처벌희망 여부에 관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소송능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해자를 대리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성년인 이상 의사능력이 없다는 것만으로 아버지가 당연히 법정대리인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해자의 아버지가 대리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의 처벌희망 여부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표시로서 소송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므로 원심이 공소를 기각하지 않고 유죄를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A씨의 상고(2012도568)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해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년인 피해자가 의식불명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그의 아버지가 피해자를 대리하거나 혹은 독립해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유효하게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죄를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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