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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전 언쟁’ 벌여 승객에 불안감 준 기장 ‘정직’ 정당

서울행정법원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 미치고, 회사 명예 크게 실추시켜 정직 3개월 정당”

2013-08-02 11:31:58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운항 직전 동료직원과 언쟁을 벌여 탑승대기 중인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이에 승객 일부가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하게 되는 등 항공사 이미지를 실추시킨 기장(조종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국내 모 항공사(이하 회사) 기장인 A씨는 지난 2011년 6월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와 계약을 맺은 필리핀의 한 호텔에서 계약상에 없는 아침식사 서비스를 수차례 요구해 마찰을 빚었다.

이런 사실은 호텔 측에서 마닐라공항 지점장 Y씨와 현지 직원에게 “A씨가 호텔과의 계약내용을 이해하고 호텔 직원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겠다는 조건을 수락할 때까지 호텔에 투숙시킬 수 없다”고 통보했고, Y씨가 회사에 알렸다.

사실 확인에 나선 회사 측은 A씨와 면담했고, 이 사건은 의사소통의 문제와 문화적 차이에서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A씨에게 개인 자격으로 호텔과 접촉하는 것은 부적절함을 지적한 후, A씨가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건을 매듭짓고 비행임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A씨는 이후 2011년 9월 마닐라공항에서 운항 준비를 하다 Y씨와 마주쳤다. A씨는 본인에게 확인하지 않고 호텔의 항의를 본사에 보고한 것을 문제 삼았다. 대화를 피하려는 Y씨에 대해 A씨가 계속 항의를 하면서 둘 사이에 반말과 고성이 오갔다. Y씨와의 언쟁 직후 또 다른 현지 직원을 만난 A씨는 그 직원에게도 큰소리로 항의했다.

탑승 대기 중이던 승객들은 무슨 일인지,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물었고, 직원들로부터 소리를 지른 사람이 기장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자 승객 3명은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기장이 운항하는 비행기에 안전을 맡기고 탑승할 수 없다”면서 탑승을 거부했고, 결국 항공사는 이들이 다른 항공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런 이유로 회사는 2012년 1월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통보했다. 이에 A씨가 불복 절차를 밟은 뒤 소송을 냈다. A씨는 “Y씨에게 폭언한 사실이 없으며, 승객들이 언쟁을 듣고 탑승을 거부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언쟁을 발생시킨 더 큰 책임이 있는 Y씨는 징계하지 않고 본인만 정직 3개월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이승택 부장판사)는 지난 7월 3일 국내 모 항공사 조종사 A씨가 “부당한 징계를 철회해 달라”며 항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2012구합38411)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회사가 체결한 호텔 이용계약에 대해 원고가 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호텔에 문제 제기한 것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이는 서로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이것이 징계의 대상이 될 정도의 행위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는 원고가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조건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한 이상 호텔의 항의 유발 건을 징계사유에 포함시킨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운항 직전의 원고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흥분함으로써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야기한 것은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기장으로서의 기본적인 책무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다른 직원들과 탑승대기 승객들에 의해 목격됐고, 특히 원고가 기장임을 알게 된 승객 중 일부가 탑승을 거부해 회사는 이들에게 타 항공사의 항공편을 제공하게 됨으로써, 원고는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쳤음은 물론, 회사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회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징계대상이 된 비위행위의 내용과 결과, 다른 비위관계자나 과거의 조종사에 대한 징계와의 형평성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회사가 원고에 대해 정직 3월의 처분을 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이상, 원고가 노동조합의 사무국장으로서 조종사들에게 조합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해 왔고, 이 사건 징계로 인해 노동조합 가입자가 줄어들었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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