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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성매매에 제공된 부동산 ‘몰수’ 정당”…첫 판결

“몰수하지 않을 경우 또 그 부동산을 이용해 다시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 유무 등을 따져 몰수 판단해야”

2013-05-27 15:29:3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성매매업소 운영자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 성매매알선에 제공된 부동산에 대해 ‘몰수’를 선고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K(34)씨의 삼촌은 강원도 속초에 있는 5층짜리 건물을 매수한 다음 조카인 K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쉽게 말해 명의신탁한 것.

그런데 K씨의 삼촌은 2011년 4월 이 건물에 안마시술소를 차렸으나, 실제로는 성매매업소로 운영됐다. 1층과 5층은 카운터와 직원 숙소로 사용하고, 2~4층의 객실은 성매매장소로 제공됐다. K씨는 삼촌으로부터 월급 200만원을 받으면서 이 업소의 자금을 관리했다.

이 업소는 2011년 9월 성매매알선 사실이 적발됐는데도, 바지사장을 내세워 영업을 계속했고, 결국 K씨는 성매매알선 알선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2012년 5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K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8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K씨는 “안마시술소에서 월급을 받으며 직원으로 근무한 것에 불과해 추징금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반면 검사는 “성매매에 제공된 부동산(토지와 건물)에 대한 몰수 구형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2012년 9월 K씨에 대한 1심 형량은 유지하면서 추징금 부분에 대해 “피고인이 안마시술소의 자금을 관리하고 노무의 대가로 월급을 수령했을 뿐, 성매매알선 행위로 인한 부정한 이익은 삼촌에게 모두 귀속돼 수익을 분배받지 않은 피고인으로부터 급여를 추징할 없다”며 추징금 판결을 뒤집었다.

특히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잘 알면서 성매매영업에 제공했으므로, 이 토지와 건물은 ‘범죄수익’에 해당해 몰수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K씨는 몰수 판결에 불복해 상고(2012도1586)했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면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K(34)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업소 토지 및 건물에 대한 몰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몰수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몰수 대상 물건이 범죄 실행에 사용된 정도와 범위 및 범행에서의 중요성, 물건의 소유자가 범죄 실행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책임의 정도, 범죄 실행으로 인한 법익 침해의 정도, 범죄로 얻은 수익, 물건의 실질적 가치와 범죄와의 상관성, 물건이 몰수되지 않을 경우 행위자가 그 물건을 이용해 다시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이 있는지 등 제반 사정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삼촌은 처음부터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하기 위해 이 부동산을 취득해 피고인에게 명의신탁한 후 약 1년 동안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 제공했고, 일정한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속성상 장소의 제공이 불가피한 점, 피고인은 이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성매매알선 행위로 발생하는 수익의 자금관리인으로, 삼촌과 함께 범행을 지배하는 주체가 돼 성매매알선 행위를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동산에는 시가에 상응하는 정도의 금액을 채권최고액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고 별도로 담보가등기가 설정돼 있어 실질적인 가치는 크지 않은 반면, 피고인이 성매매알선 행위로 벌어들인 수익은 상당히 고액인 점, 피고인은 초범이나 공동정범인 삼촌은 동종 범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성매매알선 행위의 기간, 특히 단속된 이후에도 성매매알선 행위를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기에 범죄수익법의 몰수는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해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성매매가 산업적으로 재생산되는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성매매알선 행위를 통해 불법수익을 얻으려는 유인을 막기 위해서는 성매매알선 행위에 대한 처벌이 실효를 가질 수 있도록 행위자에게 강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몰수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성매매에 사용된 업소 운영자에 대해 부동산 몰수를 선고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라며 “몰수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모든 성매매업소의 부동산을 몰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판결에 나타난 것처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비례의 원칙을 따져 그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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