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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게 금품 받은 前사립학교장 집행유예 확정

대법, 배임수재죄…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131만원

2008-08-09 11:51:34

학부모로부터 아들의 표창장 수여 청탁과 함께 교장실 등에서 131만원 상당의 금품과 식사대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M고등학교 전직 교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김OO(58)씨는 서울시내 M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중 2001년 5월 10일 교장실에서 학부모 구OO씨로부터 “표창장을 수여 받게 해 주는 등 아들의 대학 입시에 유리하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50만원 및 시가 21만원 상당의 양주 1병을 받았다.

또 한달 뒤에도 구씨로부터 같은 취지로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고, 8월에도 시가 50만원 상당의 도자기 세트를 받았다.

김씨는 이렇게 학부모로부터 모두 3회에 걸쳐 총 131만원 상당의 금품 또는 식사를 접대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김씨는 “구씨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식사를 제공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스승의 날, 추석 명절 등을 맞이해 의례적으로 받은 선물이거나 식사 대접에 불과한 것이지 교장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 또는 사례로 받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교장에게 현금 50만원과 양주를 건넨 5일 뒤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수여 받는 등 4회에 걸쳐 교내외의 표창장을 받았다.

◈ “단순히 사교적 의례로 받은 것으로 보기에는 받은 금품 커”

결국 김씨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서울중앙지법 제22형사부(재판장 최완주 부장판사)는 2005년 12월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131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부모가 학교장에게 의례적인 선물로서 현금을 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그밖에 선물이나 식사 대접도 총 81만원에 상당해 단순히 사교적 의례로 교부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금액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교내외의 표창장 수여와 수행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수상 학생에게 대학 입시에 있어서 유리한 요소가 되는데,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의 학부모가 학교장을 찾아와 현금 및 고가의 선물을 교부하고 식사를 대접하는 것에는 대학 입시에 유리하게 해 달라는 취지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고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특정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의 임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고 실제로 학생에게 표창장이 수여되도록 추천해 주는 등 공정해야 하는 상급학교 학생선발 자료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교육계의 투명성, 공정성, 형평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점에서 엄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에 불복해 김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서울고법 제4형사부(재판장 석호철 부장판사)는 2006년 5월 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대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누구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학사사무를 처리해야 하고 학교 내에서 금품수수 등의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감독해야 할 학교장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이 학부모로부터 대학입시에 유리하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로 3회에 걸쳐 금품을 받거나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은 비난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종전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받은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 M고등학교의 학업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교장직을 사퇴한 점,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 “배임수재에 있어 부정한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지 않는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 제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김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131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이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과 이와 관련돼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학부모로부터 3회에 걸쳐 금품 및 식사 대접을 받으면서 교내외에서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아 대학입시에 유리하게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최소한 묵시적으로라도 받았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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