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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집행유예…“실형 선고할 정도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100억원

2008-07-16 21:00:09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공판을 받기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브레이크뉴스 유장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민병훈 부장판사)는 16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또 이 전 회장이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하루 1억 1000만원씩 노역장에 유치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관련해서는 무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과 관련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을, 차명주식을 이용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를 인정했다.

또 이학수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2003년과 2004년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40억원, 2005∼2007년도 조세포탈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600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김인주 전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740억원, 최광해 전 전략지원팀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0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조세포탈 범행은 국가의 과세권을 침해하고 조세정의 내지 조세형평에 대한 많은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으며, 특히 포탈액수가 6년분 합계 465억 6180만원에 이르는 점에서 불법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일반적으로 주식 양도소득세 포탈범죄의 특징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매매와 그 소득의 은닉”이라며 “그런데 이번 사건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내부정보를 이용한 재산증식을 꾀하려는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아 불법행위의 정도 측면에서 중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전 회장의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산관리행위를 직접하지 않고 1년 또는 수년에 한 번씩 간략한 개인재산 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그러나 이 사건 양도소득의 귀속주체로서 조세포탈의 수익자일 뿐만 아니라, 최상위 지휘감독자라는 점에서 다른 피고인들보다 책임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에 대한 양형 이유 등 모든 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조세포탈죄의 죄질을 비롯한 이 사건의 불법의 정도가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할 정도로 중하다고 볼 수 없는 사안이므로 피고인 이건희에 대해 작량감경을 거쳐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함이 옳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벌금에 대해 “벌금의 액수는 작량감경의 결과 포탈세액 이상 및 2.5배 이하의 범위이므로 그 상한에 가까운 1100억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 이학수, 김인주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 김인주는 개인재산관리의 실무를 담당한 망인 박OO과 전OO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휘감독하고 피고인 이건희와 이학수에게 보고를 했고, 피고인 이학수는 김인주의 상급자로서 피고인 이건희의 포괄적 위임을 받아 지휘감독의 역할을 했다”며 “따라서 피고인 이학수와 김인주 사이에서 위법성의 인식과 가담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두 피고인 사이에 형의 경중을 두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이학수와 김인주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되 피고인 이학수는 두 개의 징역형을 선고한다는 점에서 합산 형기를 고려하여 양정하며, 각 벌금의 액수는 지위와 가담 정도를 고려해 피고인 이건희의 약 2/3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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