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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토막살인범…법원 “용서 못해…사형”

“극단적 범죄 사회에 발 못 붙이도록 하는 게 법원의 책무”

2008-06-25 17:22:03

경기도 군포에서 40대 여인뿐만 아니라 안양에 사는 초등학생 2명을 납치해 살해하고 사체를 토막낸 뒤 야산과 강가에 버리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인면수심 30대 살인마에게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납치, 성폭행 및 살해 등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범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며 엄벌 의지를 천명했다.

이 사건 살인마는 누구인지 그리고 법원은 왜 이 살인마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는지 판결문을 통해 들여다봤다.

한편 정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 범행 은폐…사체 토막내 유기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OO(39)씨는 2004년 7월 경기 군포시 금정역 부근에 있는 전화방에 들어가 A(43·여)씨와 전화를 하다가 인근 모텔에서 만나 성관계를 갖기로 약속했다.

모텔에서 만나 성관계를 하려던 정씨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A씨의 나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터무니없이 화대(17만원)를 비싸게 요구한다는 이유로 A씨의 뺨을 때렸다.

이에 A씨가 심한 욕설을 하면서 나가려고 하자 정씨는 격분해 주먹으로 마구 때렸고, 얼마나 많이 맞았던지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러자 정씨는 사체를 안양에 있는 자신의 집 화장실로 옮긴 뒤 톱으로 허벅지, 배, 가슴, 팔, 목 부분을 차례로 잘라 사체를 7토막으로 낸 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집 뒤 야산 4군데에 묻으며 범행을 은폐했다.

정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 국민을 어린이 납치유괴의 공포에 휩싸이게 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유가족의 깊은 슬픔을 감안해 사건은 약술한다.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혼자서 집에 있다가 외로움과 갑작스런 성적 충동을 느낀 정씨는 강간 범행 대상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섰고, 자신의 집 인근 편의점 앞에서 이혜진(10), 우예슬(8)양을 보게 됐다.

정씨는 아이들에게 “우리 집 강아지가 아픈데 한번 봐 줄래”라고 말해 데리고 간 다음, 순간적으로 방안으로 밀어 넣은 뒤 강간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때 정씨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손으로 아이들의 코와 입을 막으며 차례로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

뿐만 아니라 정씨는 아이들을 살해한 뒤 철물점에서 톱을 구입해 사체를 토막낸 다음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수원시 호매실 IC 부근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 또 다른 사체도 토막낸 뒤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군자천에 집어 던지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 살인마 정씨는 누구?

법원에 따르면 정씨는 버스운전기사인 아버지와 미용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서 특별한 문제없이 성장했다.

하지만 그 후 가정불화로 인한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심한 폭력을 겪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군 제대 후에는 직업전문학교에 다녔고, 1996년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컴퓨터 조립 및 판매 회사를 창업했으나 영업부진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2000년 이후부터는 주로 컴퓨터 조립과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활했다.

또 사귀던 여자와 몇 번의 이별을 경험하고, 아동음란동영상 및 속칭 스너프 동영상 등을 포함한 음란동영상을 즐겨 보면서 여자를 증오하고 멸시하는 성향을 갖게 됐다. 그의 컴퓨터에는 야동이 1400여편이나 저장돼 있었다.

◈ 범행 후 태연히 일상생활

법원은 정씨가 A씨와 화대 등으로 다투다가 여자에 대한 적개심과 충동적인 성격이 표출해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사체를 토막내 암매장하기까지 했음에도 태연히 일상생활을 영위한 것에 대해 놀라워했다.

정씨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용의자로 지목돼 2005년 4월부터 수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끝내 범죄 혐의를 부인해 수사는 장기간 지지부진한 상태로 있었는데, 정씨가 이혜진·우예슬에 대한 살인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 A씨에 대한 여죄를 자백함으로써 범행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씨는 A씨에 대해 죄책감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유족의 고통을 위자하거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혜진과 우예슬양의 범행에서는 더욱 치를 떨게 했다.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토막내 야산에 묻거나 강에 버렸음에도 범행과정에서 자신의 친구와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전화통화를 하고, 톱을 사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매우 치밀하게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씨는 경찰조사를 받을 당시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교통사고로 피해자들을 사망케 한 것이라고 진술했고, 그 후 피해자들을 살해한 사실을 자백하기 시작하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허위의 진술을 하다가 증거가 제시되면 실체를 밝힌 것.

또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유족의 고통을 위자하거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 법원은 왜 사형 선고했나

수원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약취유인, 강간살인,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횟수, 피해자 수 등을 종합하면 죄질과 범정이 극히 나쁘고,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포악해 온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고, 더욱이 범행이 결코 우발적 범행으로만 보기 어려운 점, 또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 태도를 보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가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개선교화의 여지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의 좁은 방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이혜진·우예슬과 그래도 조용히 하면 보내 줄 것이라고 생각해 우예슬을 달래는 이혜진의 모습 및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그 유족들을 생각하면, 피고인에 대한 선처의 여지가 더더욱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러한 범행은 어린 피해자들이 무사히 귀가하기를 바라던 피해자들의 유족들을 비롯한 온 국민들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아 크나큰 충격을 안겨 줬다”며 “어린이를 상대로 납치, 성폭력 및 살해 등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범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사형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범죄의 일반예방적 견지를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함이 마땅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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