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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출 없다면 성행위 만화 음란물 처벌 못해

항소심, 음란물유포 벌금 500만원 선고한 1심 깨고 무죄 선고

2008-06-12 11:49:17

남녀의 성행위를 묘사하는 등 만화의 내용이 상당히 저속하고 문란하더라도, 성기나 음모의 직접적 노출 등 노골적이지 않다면 음란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고OO(51)씨는 2004년 9월부터 2005년 3월까지 인터넷 폰팅광고 및 연예인 누드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그 사이트에 ‘몰카누드’ ‘스타누드’ 등의 제목으로 메뉴를 만들어 전라의 여성 및 여성의 치마 속 등을 몰래 촬영한 사진, 특히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만화사진 등 400점을 게시했다.

고씨는 이 사진들을 네티즌들에게 감상하게 하고, 광고수익금 명목으로 월평균 4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신용호 판사는 지난해 9월 고씨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음란물유포 등)를 적용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고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사진은 음란한 화상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이응세 부장판사)는 고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음란’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표현물이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교육적 가치 등을 지니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런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폰팅광고 및 연예인 누드광고 사이트에 게시한 것은 주로 전라의 여성 및 여성의 치마 속 등을 촬영한 사진이나 남녀의 성행위 장면을 묘사한 만화 등인데, 그 중 사진은 주로 전라 또는 반라의 여성이 혼자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만으로 남녀간의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남녀간의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는 만화 역시 남성이 여성의 가슴을 뒤에서 만지거나 앞에서 애무하는 장면을 상반신만 표현한 것으로서, 어느 것이나 남녀의 성기나 음모의 직접적인 노출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이러한 사진이나 만화의 내용이 상당히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형사법상 규제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음란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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