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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모욕죄

김하늘 판사, 수업중 이 같이 학생 꾸짖은 교사에 벌금형

2008-06-04 21:30:25

수업 도중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언급하며 꾸짖었다면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아무리 훈계의 목적이라도 말을 가려해야 한다는 의미 있는 판결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 양OO(42)씨는 지난해 5월21일 2학년 수업 중 A양을 호명했으나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에게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 싸가지 없는...”라고 큰소리로 말하며 모욕했다.

또 이날 양씨는 A양을 교무실로 불러 주먹으로 이마를 때리고 플라스틱 자로 어깨를 1회 때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후 A양은 학교생활 등으로 고민하다 같은 달 29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이로 인해 모욕과 폭행 혐의로 기소되자, 양씨는 “‘부모님에게 그런 식으로 대답하느냐. 나쁜 자식이네’라고 말한 사실이 있을 뿐이고, 자로 때린 것은 교사로서 학생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정당행위이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김하늘 판사는 최근 수업 도중 학생을 나무라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양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에게 정확하게 어떤 어휘를 구사했는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의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반발심을 불러일으킨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보를 양보해 피고인 본인의 진술만을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킨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어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폭행과 관련, 김 판사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체벌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해서는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교정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했던 경우로서 그 방법과 정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던 경우에만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이 피해자의 대답 소리가 작아 듣지 못했음에도 피해자를 앞으로 불러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반발심을 불러 일으켰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교무실로 데려가 주먹과 플라스틱 자로 때린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결국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여학생이었던 피해자가 반드시 피고인의 체벌행위가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러한 여러 가지 학교생활에서의 불만으로 말미암아 며칠 후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며 투신자살하기에 이르게 된 사정까지 고려해 보면, 피고인의 체벌행위는 사회관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잃은 지도행위로서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양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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