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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바에서 만나 빗나간 사랑의 종말

연하 애인 변심하자 청부업자 동원한 풀 스토리

2008-05-08 19:49:05

호스트바에서 만난 연하 스무 살 애인이 “헤어지자”며 변심한데 앙심을 품고 청부업자를 고용해 폭력을 교사하고, 또 풀어주면 경찰에 신고하고 보복 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살해’라는 끔찍한 범행도 서슴지 않은 20대 여성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스무 살 청년은 사선(死線)의 문턱에서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풀려나 목숨을 구했으나, 스물 세 살 여성의 빗나간 사랑(?)은 요즘 젊은이들의 성숙하지 못한 사랑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법원도 혀를 차게 했다.

로이슈가 단독으로 ‘빗가간 사랑’을 역추적하며 풀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김OO(23·여)씨는 2006년 12월 호스트바에서 세 살 연하인 서OO(20)씨를 만나 알게 됐다. 둘은 서로 호감을 가져 급속도로 친해져 어느새 애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최근 서씨가 “헤어지자”며 김씨를 피하자, 배신감을 느낀 김씨는 서씨를 혼내주기 위해 청부업자를 시켜 폭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에 김씨는 지난 1월19일 생활정보지에 ‘심부름 대행, 어렵고 힘든 일 합니다’라는 심부름 대행 광고를 낸 정OO(21)씨에게 연락해 다음날 만났다.

이날 김씨는 정씨에게 서씨의 사진과 인적사항 등을 알려주며 “서씨가 며칠 동안 못 일어날 정도로 때려 달라. 그러면 200만원을 주겠다”고 말했고,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씨는 김씨의 제의를 승낙했다.

이들은 3일 뒤 행동을 개시하기로 공모한 뒤, 김씨는 1월23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서씨를 유인했다. 그런 다음 김씨는 정씨에게 연락해 서씨가 자신의 집에 온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자 정씨는 보기만 해도 끔찍한 여러 개의 흉기를 들고 김씨의 집으로 들어가 서씨를 위협해 반항을 억압한 뒤 “조용히 맞아라. 왜 여자한테 잘못을 하느냐”며 준비한 봉으로 서씨의 어깨와 팔, 다리 등을 수 차례 가격했다.

깜짝 놀라 당황한 서씨가 저항하며 도망가려 하자, 정씨는 “너같이 질긴 놈은 처음 본다”며 또다시 봉으로 서씨의 머리 등을 수회 때려 전치 6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수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 신고 두려워 살해 공모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를 흘리는 서씨를 보자 이들은 순간 서씨를 풀어주면 경찰에 신고할 것이 걱정됐다. 이에 정씨가 김씨에게 “서OO을 풀어주면 경찰에 신고하고, 당신에게 보복을 가할 수 있으니 죽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살해할 생각은 없었지만 ‘신고’와 ‘보복’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 김씨는 정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김씨는 서씨를 죽이는 대가로 15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서씨를 살해하기로 한 이들은 케이블 전선으로 서씨의 손과 발을 묶고, 청테이프로 입까지 막아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때 정씨는 김씨에게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하니, 차에서 잠시 잠을 자고 오겠다. 만약 도망가려 하면 이 걸로 찔러라. 심장이나 배 부분을 찌르면 집에서 죽을지도 모르니 팔과 다리만 찔러라”라며 갖고 있던 흉기를 건넸다.

정씨가 밖으로 나가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탄 서씨는 힘겹게 케이블 전선을 풀고 도망을 가려했다.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케이블 전선을 풀려하는 서씨를 보자 김씨는 흉기로 서씨의 등과 얼굴을 1회씩 찔러 또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몇 시간 뒤 정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잠시 잠을 자고 들어왔다. 그런데 김씨가 실제로 흉기로 서씨를 찌른 것을 보자, 정씨는 “일이 커졌으니, 분명히 경찰에 신고하고 보복할 것이니 차라리 죽이자”라고 말했다.

애초 혼만 내주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상황이 악화되자, 자신의 범행에 스스로도 흠짓 놀라 걱정이 된 김씨도 살해 제의에 동조했다.

◈ “그냥 맞아 죽어라”

그러자 정씨는 이날 오후 7시경 서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꽁꽁 묶은 뒤 청테이프로 얼굴 전체를 감았다. 그러면서 “좋게 죽어라. 나는 몇 사람 죽여 봤다. 너 한 명 죽이는 것은 간단하다. 너를 흉기로 죽이면 피가 많이 나와 뒤처리하기 어렵다. 그냥 맞아 죽어라”라며 봉으로 머리와 척추를 힘껏 내리쳤다.

정씨가 또 봉으로 서씨의 목덜미를 내리쳤음에도 서씨가 신음소리만 낼 뿐 기절하지 않자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이들은 서씨에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 주겠다”고 안심시킨 뒤 야산으로 데려가 살해하기로 모의한 것.

이들은 날이 밝으면 범행도구를 준비하기로 하고 일단 서씨를 그냥 편히 쉬게 했다. 하지만 서씨에게는 악몽이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정씨는 시체를 옮길 수 있는 카트와 시체를 야산에 파묻을 수 있는 삽과 곡괭이 및 합판 등을 구입해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실어 놓았다.

이런 흑심을 알리 없던 서씨는 두려움에 떨며 “살려달라”고 계속 애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씨에게 “지방에 있는 잘 아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해 주겠다”며 재차 안심시켰다.

그런 다음 서씨를 차량에 태우고 원주시 소재 치악산 부근으로 가던 중 영동고속도로 원주 IC 부근에서 차량을 세웠다. 살해라는 끔찍한 범행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때문인지 정씨는 서씨에게 “네 애인이 시켜서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다음 생에 보자. 어렵게 죽여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케이블 전선과 노끈으로 서씨의 목을 힘껏 졸랐다.

죽음의 문턱에 선 서씨가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차라리 수면제를 먹고 조용히 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하자, 정씨는 김씨와 상의 후 마지막 부탁인 점을 감안해 수면제를 구하기 위해 원주 시내로 들어갔다.

시간이 밤 11시를 넘어 문을 열은 약국이 없어 1시간 동안 돌아다니게 되는 동안 서씨는 이들에게 “살려 주면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김씨에게 보복도 하지 않겠으며, 살고 있는 집 보증금을 빼서 주겠다”라며 살려 줄 것을 간청했다. 이들이 경찰신고와 보복이 두려워 살해하려고 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애초 살해까지 계획하지 않았던 이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돈을 주겠다는 서씨의 말을 믿고 돈을 받을 생각으로 서씨를 살해하려는 마음을 접고 중단했다. 이들이 서씨를 감금한 시간은 무려 50시간이나 됐다.

◈ 범행 잔인해 법원 엄벌

사선을 넘나드는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서씨가 경찰에 신고해 이들은 붙잡혔고,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최근 청부업자와 공모해 애인을 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4년을, 청부업자 정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정씨의 형량이 높은 것은 살해를 제의하고, 살해 도구와 암매장 장비를 준비하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는 등 범행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인간의 생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법익으로서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하며, 우리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를 침해하는 범죄행위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폭력을 청부했고, 정씨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김씨의 요청을 수락했으며, 피해자에게 1차 상해를 가한 후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보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씨는 피해자를 살해하자고 제의했고, 김씨도 제의를 쉽게 수락했으며, 또한 정씨는 살인행위의 대가로 15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해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는 일반 시민들의 건전한 윤리기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이러한 범행의 동기와 목적, 사람의 생명을 너무나 쉽게 여기는 피고인들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또 “살해 공모 후 정씨가 주축이 돼 살해행위에 직접 사용할 도구는 물론 피해자를 운반해 야산에 매장할 장비를 치밀하게 준비했고, 정씨는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머리와 척추 부분을 수 차례 가격하거나 케이블 전선과 노끈으로 목을 조르기도 했다”며 “이러한 범행의 계획성, 방법의 잔인성,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살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모의해 살인행위에 나아간 후 비록 피고인들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쳐 살인행위를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회유로 범행을 중단했으나) 어쨌든 스스로 살인의 범행을 중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참혹한 피해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던 점을 형량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준 정황과 전과가 전혀 없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등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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