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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지정 없다면 상가건물 내 2개 약국 가능

수원지법 “업종제한약정 있는 경우에만 동종업종 영업금지”

2008-05-06 19:25:54

한 상가건물에 2개의 약국이 들어서도 최초 분양계약 당시 업종지정에 대한 특별한 규약이 없었다면 먼저 약국을 개설한 사람이 나중에 약국을 개설한 사람에게 약국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약사 정OO(63)씨는 2003년 10월 경기 군포시 당동에 있는 신축 상가건물 점포 104호를 분양 받은 A씨와 보증금 1억원에 5년간 임대한 후 약국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약사 박OO(36)씨가 2006년 8월 같은 상가건물 106호를 분양 받은 B씨로부터 5억원에 매입해 약국을 개설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씨가 약국을 개설함으로써 먼저 이 상가건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정씨가 영업상 이익에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것.

이에 정씨는 건물주가 점포를 분양할 당시 104호 점포의 업종을 ‘약국’으로, 106호 점포는 ‘부동산’으로 지정해 분양한 만큼 박씨는 업종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06호 점포를 최초로 분양 받은 B씨가 104호 점포를 분양 받은 A씨에게 “부동산 중개업만 하는 조건으로 106호 점포를 분양 받았으므로, 차후 어떠한 경우에도 타업종(약국)으로 변경하지 않겠다”는 약정서를 작성한 바 있다.

정씨는 이를 근거로 박씨가 이 상가건물에서 약국을 개설해서는 안 된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 제10민사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최근 정씨가 박씨를 상대로 낸 약국영업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건축회사가 상가를 건축해 점포별로 업종을 정해 분양한 경우 분양 받은 사람이나 그 점포를 임차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제한 등의 의무를 지키기로 동의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상호간 업종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점포를 분양 받은 사람 등이 분양계약 등에 정해진 업종제한약정을 위반할 경우, 이로 인해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는 침해배제를 위해 동종업종의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분양계약서를 보면 ‘개설업종의 표시’란이 모두 비어 있어 업종에 관해 특별한 정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상가건물의 관리나 업종제한에 관한 규약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건물주가 104호 점포 및 106호 점포에 관해 업종을 지정해 분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점포 106호의 업종변경금지 약정서는 A씨와 B씨 사이에만 효력이 있을 뿐 B씨로부터 점포를 매수한 피고에게는 효력이 없다”며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106호 점포에서 약국을 개설하거나 영업을 하지 않도록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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