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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된 신체도 촬영은 범죄”…몰카 교장 유죄

마용주 판사, 버스서 여성 다리 촬영한 교장 벌금 100만원

2008-04-24 17:27:13

버스 안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채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여성의 다리를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으로 촬영한 교장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의 한 학교 교장 이OO(60)씨는 지난해 10월10일 오후 8시 50분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기 위해 마을버스에 승차해 운전석 뒤 창문쪽 좌석에 앉았다.

이씨의 옆에 앉은 박OO(19)양은 치마 끝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원피스를 입고 있어 자리에 앉자 치마 끝이 무릎 위로 상당히 올라가 허벅다리까지 드러났다.

그런데 이씨는 버스가 코너를 돌며 기울어질 때 박양 쪽으로 기대려고 했고, 이에 박양은 손으로 이씨를 밀어냈다.

문제는 이씨가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찍는 척하다가 핸드폰 카메라를 박양 쪽으로 돌려 다리를 촬영한 것.

이에 박양은 자신을 촬영한 것을 항의하면서 휴대폰을 보자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찍지 않았다며 거부했으나 이씨의 휴대폰 카메라에는 선명하지는 않으나 앉아 있는 박양의 다리가 촬영돼 있었다.

한편 이씨는 “영상에 나타난 박양의 다리는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스스로 노출한 것이므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마용주 판사는 2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촬영된 영상은 피해자의 다리를 노려 촬영한 것으로 보이고, 영상이 선명하지 않은 것은 달리는 버스 속에서 안정되지 못한 자세로 촬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다리를 의도적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촬영은 영상의 존속과 전파 가능성 등으로 인해 단순히 쳐다보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므로, 단지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이 노출한 신체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이씨의 주장을 지적했다.

이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회구성원들을 기준으로 피해자가 촬영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있는지, 촬영 방법과 회수, 촬영의 각도와 특정 부위 부각 여부 등에 나타난 촬영자의 의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비록 시내버스 안은 공개된 장소이기는 하나, 촬영 당시 밤 9시로 피고인이 피해자와 나란히 앉아 있어 다른 승객들과 다소 격리된 면이 있고, 원피스 길이가 짧은데다가 앉아 있어 다리가 무릎 위로 상당한 부분까지 드러나 있었던 점, 피고인이 다리를 노려 의도적으로 촬영한 점,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알고 항의하면서 휴대폰을 빼앗으려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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