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미란다원칙’ 어겼다면 음주측정거부 무죄

부산지법 “음주측정요구 위법한 체포상태서 이뤄져”

2008-04-23 20:03:48

음주운전자를 강제연행하면서 체포사유와 변호인 선임권 등 이른바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을 요구한 경우, 이는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운전자가 이를 거부했더라도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류OO(40)씨는 지난해 4월6일 오전 5시께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뒤 119구급차에 누워 있다가 출동한 경찰관에게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경찰관은 류씨에게 구급차에서 내리라고 한 뒤 부산 소재 고속도로 순찰대 사무실로 연행했다.

당시 순찰대로 류씨를 연행한 경찰은 류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음주측정을 실시하려 했으나, 류씨는 끝까지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류씨를 도로교통법위반 혐의(음주측정거부)로 입건했으며, 1심은 류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류씨는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위법한 체포이므로 음주측정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었다”며 “따라서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했더라도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음에도 유죄로 인정한 것을 잘못”이라며 항소했다.

항소심인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근수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류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음주측정을 위해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서는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을 고속도로 순찰대 사무실로 연행한 경찰관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순찰대 사무실에서 화장실에 갈 때도 동행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당시 피고인의 연행이 임의동행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의 연행은 강제연행임이 분명하고 체포에 있어 미란다원칙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음주측정요구는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했다고 할 수 없어 유죄판결을 내린 1심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