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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몽구 회장의 사회봉사명령은 위법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 선고한 원심 파기 환송

2008-04-11 16:06:27

대법원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사회봉사명령’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1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과 배임 등)로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은 사회봉사명령으로 ▲전경련 회원들 또는 다른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준법경영을 주제로 2시간 이상 강연할 것 ▲국내 일간지와 경제전문잡지에 준법경영을 주제로 각 1회 이상씩 기고할 것과 ▲정 회장이 법정에서 공표한 2013년까지 매년 약 1200억원 정도씩 합계 8400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는 내용의 사회공헌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명했다.

이번 상고심의 쟁점은 사회봉사명령으로 위와 같은 세 가지를 내리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였는데, 대법원은 항소심의 사회봉사명령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현행 형법에 의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명할 수 있는 사회봉사는 자유형의 집행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서 500시간 내에서 시간 단위로 부과될 수 있는 일 또는 근로 활동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일정한 금원을 출연할 것을 명하는 사회봉사명령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준법 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과 국내 일간지 등 기고를 명한 부분은, 그 정확한 취지가 분명하지 않고, 그 의미나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헌법이 보호하는 피고인들의 양심의 자유 등에 관한 심각하고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집행유예 부분과 사회봉사명령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사회봉사명령이 위법해 파기하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집행유예 부분까지 함께 파기돼야 한다”며 “따라서 집행유예 부분과 사회봉사명령이 모두 파기됐으므로, 원심은 이 사건에 대한 적법하고 적절한 형을 다시 정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과 관련, 대법원은 “범죄인에게 가장 적절한 교정수단을 개발해 시행한다는 접근방법으로 볼 때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함이 바람직할 것이나, 이는 자칫 형벌의 개별화라는 이름으로 자의적이고 불평등한 형벌 집행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헌법 정신에 충실한 원칙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형벌의 다양화는 헌법이 정한 법률주의와 적법절차원리를 준수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이 범죄인에게 가장 적절한 교정수단을 개발·시행하고자 하는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오히려 범죄인에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이면서 국가와 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교정수단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절차를 통해 실현돼야 하는지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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