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시범 중 조교 부상…선임조교도 배상책임

김준모 판사 “주의 기울였다면 사고 방지 할 수 있어”

2008-04-08 13:22:54

후임조교가 선임조교의 지시에 따라 시범을 보이다가 다친 경우 국가차원의 보상과는 별도로 사고 방지에 태만했던 선임조교에게도 개인적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모 사단 해병대 소속 유격교육대 선임조교였던 김OO(27)씨는 2004년 6월11일 후임조교인 안OO(24)씨에게 외줄타기 시범을 보이도록 했다.

안씨가 외줄을 타고 가던 중 김씨는 그물망 안전 점검을 위해 안씨에게 낙하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그물망은 사람이 빠질 수 있는 정도로 촘촘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물망 아래로는 15m 높이의 계곡이 있었다.

선임조교의 지시를 받은 안씨는 외줄을 건너다 힘이 빠져 안전망을 뚫고 15m 아래의 계곡으로 떨어져 11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안씨는 의가사제대를 했다.

이에 안씨와 그 가족은 “선임조교가 아무런 안전장구 없이 외줄타기 시범을 보이도록 지시했고, 그물망 안전 점검을 이유로 낙하할 것을 지시하는 등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김씨는 “이 사고로 인해 안씨는 국가유공자 예우법에 따라 보상을 받았으므로 국가배상법에 따라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에 있어 피고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고 맞섰다.

수원지법 민사22단독 김준모 판사는 안씨와 그의 부모가 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안씨의 부모에게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고 당사자인 안씨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소송 청구시한(3년)이 소멸됐다는 이유로 안씨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는 당시 그물망의 그물코가 사람이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물망 아래로는 15m 높이의 계곡인 상황이었음에도 아무런 안전장구 없이 안씨에게 낙하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가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더라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만큼 피고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만큼 피고는 안씨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위자료로 각각 4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씨가 손해발생의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시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여 안씨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안씨는 사고 당시 이미 손해발생 사실을 알았고, 사고 이후 입원치료 등을 받는 과정에서 의식은 명료했던 것으로 보여 손해배상청구가 불가능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사고 이후 3년이 경과한 후에 2004년 7월26일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씨는 부모는 아들의 사고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됐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