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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법관 처신은 태산처럼 진중해야”

“사회 큰 폭 변화 있을 것…사법부가 중심 잡아야”

2008-01-02 11:57:36

“법관이 당사자를 친근하게 대한다며 법정 언행을 가벼이 하다가 법정의 존엄과 법관의 위신을 손상하게 되면, 법관에 대한 존경심과 사법에 대한 신뢰를 잃는 만큼 법관의 처신은 태산처럼 진중해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2일 시무식에서 “당사자와 국민으로부터 우리나라 법관들은 역시 다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용훈대법원장
▲이용훈대법원장
이 대법원장은 먼저 “지금까지 사법부는 변화를 위해 쉴 새 없이 몸부림쳐 왔다”며 “구술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함으로써 법정 중심의 재판 문화를 정착시키고, 민원업무의 질적 개선을 이루어내기 위해 힘겹게 달려왔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성취는 그동안 다른 국가기관이나 민간부문의 변화에 뒤처졌던 사법부가 정상궤도를 찾아가기 위한 기초를 마련한 데 불과하다”며 “우리가 변하는 동안에도, 사법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욕구는 커지고 있고, 사법을 둘러싼 환경도 우리가 변한 이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또 “외부환경의 격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과거의 성취에 만족하지 말고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더 나아가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변신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 비로소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 위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법관이 당사자의 하소연을 듣고만 있는 것이 법정 중심의 재판일 수는 없다”며 “법정 중심의 재판을 하려면 법원이 사건의 쟁점을 법률적으로 명료하게 정리하고, 그에 대해 당사자와 소통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당사자 스스로 법원이 내리는 결론에 승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정 형사소송법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은 우리 형사재판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달라질 형사재판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법관이 증거법과 형사절차법을 소화하지 못하고, 심리의 진행과 경과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다면, 법관은 재판의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사건의 심리는 방향타를 잃은 채 이리저리 표류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새로운 형사재판의 성패가 법관의 손에 달렸음을 명심하고, 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준비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 한해는 새 정부 출범과 국회의원 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들이 잡혀 있어 정치·사회·경제적으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진로와 국가의 명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사건들이 우리 앞에 닥쳐올 수도 있다”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사법부가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확고히 독립을 지키고 견실하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업무를 처리하면서 국민의 참뜻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정치 정세나 사회 환경의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시류에 영합해서는 안 된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은 사법부 구성원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해야 한다는 헌법의 명령을 항상 마음 깊이 새겨, 각자가 맡은 책무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항상 신중한 자세와 담대한 기백으로 업무에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국민을 섬김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려는 우리의 꿈은 지금껏 여러분이 쏟은 땀방울을 밑거름 삼아 싹을 틔우고 있다”며 “2008년이 선진사법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한 한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지혜와 용기를 모아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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