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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영관 변호사, 외국인이 사증 발급 요구 신청권 있을까?

기사입력 : 2016.09.0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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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외국인이 한국정부에 사증(VISA)발급을 요구할 법규상, 조리상 신청권이 있을까?> = 조영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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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변호사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가 주LA한국총영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는 지난 8월 12일 4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9월 30일 판결을 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미국시민 스티브 씨는 작년 9월 주LA한국총영사관에 한국 방문을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했다. 단기 관광비자가 아닌 재외동포에게 부여되는 비자를 신청한다. 재외동포비자(F-4) 부여 요건에 관한 재외동포의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2호는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는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주LA총영사는 스티브 씨의 비자신청에 거부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외동포”라는 개념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개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빌리면 ‘동포’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의미하는 혈통적 개념이다. 혈통에 따른 출입국에 대한 차별/우대조치를 금지하는 국제적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는 비록 다른 나라의 국적을 보유한 외국인이라도 과거 우리 민족/혈통과 일정한 관련이 있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재외동포”로 규정하여 다른 외국인에 비해 출입국 및 한국 내 체류를 우대하고 있다.

결국 위 소송에서는 스티브씨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단서규정은 설령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라도 당사자가 38세가 된 때에는 비자발급이 가능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고, 1976. 12. 15.생 스티브씨는 올해 만38세가 넘었으므로, 나이와 관계없이 비자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제5조 제2항 제3호 규정(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따른 처분청의 판단에 재량의 일탈/남용이 있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한국정부에 사증(VISA)발급을 요구할 법규상, 조리상 신청권이 있는지 여부도 소송요건으로서 함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재외공관의 사증발급과 관련된 행위는 외국인의 입국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주권행사의 한 형태로서 일반적인 행정청의 처분 내지 부작위와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고, 이러한 사증발급행위가 당해 국가의 주권적 사항이라는 점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관행이므로 그 발급거부행위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법무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따라서, 재외공관의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다투는 행정심판 단계에서는 거의 대부분 대상적격 및 원고적격 흠결로 각하하였고, 법원의 판결도 그동안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었다.

다만, 스티브씨가 신청한 재외동포 비자(F-4)의 경우에는 과거 서울행정법원2007. 11. 14.선고2007구합21204판결에서, “외국국적동포는 단순한 외국인과는 달리 취급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대상적격 및 원고적격을 인정한 바 있으나, 위 판결에서도 역시 “외국인에 대한 사증발급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사항이어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전제한 바 있다. 이후 하급심에서는 중국 동포들의 방문취업비자(H-2) 발급 거부 취소소송이나, 혼인이주여성(F-6) 사증발급 거부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 및 대상적격이 있는 지 여부에 대하여 서로 다른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스티브씨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행정법원 제1행정부에서 외국인의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을 하면서,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대한 외국인의 법규상, 조리상 신청권을 전면적으로 인정하고, 나아가 피고 행정청의 재량의 일탈/남용까지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판결(서울행정법원 2016. 7. 15. 선고 2015구합82860 판결, 원고 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조영관, 이형준)이 있어 주목된다.

중국국적 외국인 A씨는 한국 국적자인 B와 혼인신고를 하고, 주선양한국총영사관 총영사에게 혼인비자(F-6)를 신청하였으나 ‘기타 : 신용불량자, 배우자 소득요건 부족’을 이유로 사증발급이 거부되었다. 이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총영사의 비자발급 거부행위가 행정심판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

소송과정에서 피고는 본안전 항변으로,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대하여 사증발급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조리상의 신청권이 없으므로, 원고의 사증발급을 거부한 이 사건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이 없고, 사증발급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의 통보에 불과” 하며, “ⓑ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입국의 자유를 보자하는 규정이 없고, 사증관련 규정은 외국인에게 사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권리 또는 법률상 이익을 부여한 것이 아니며, 사증발급으로 인한 이익은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거부행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⓵ 출입국관리법 제7조 제1항, 제10조 제1항을 종합하면, 입국하려는 외국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체류자격을 부여받고, 유효한 여권과 법무부장관이 발급한 사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바, 사증을 발급받는 것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위한 요건이 되므로 재외공관의 장의 사증발급행위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그 거부행위는 사증발급을 신청한 자가 대한민국에 입국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변동을 초래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⓶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사증을 발급받으려는 외국인은 사증발급신청서에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재외공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재외공관의 장은 외국인이 사증발급 신청을 하면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체류자격과 체류기간 등 필요한 사항을 적은 사증은 발급하게 되며,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의2에서는 사증발급의 기준에 관하여 ‘유효한 여권의 소지여부, 입국금지의 대상인지 여부, 시행령에서 정한 각 체류자격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허가된 체류기간 내에 본국으로 귀국할 것이 인정되는지 여부, 별도의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 등을 심사/확인하도록 하고 있는 바, 관계 법령에서 외국인의 사증발급 신청절차 및 그 심사기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외국인에게 적어도 사증발급 심사를 행정발동에 대한 신청권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한 점등을 고려하면, 위 법령 규정에 따라 외국인은 사증발급에 관한 법규상 신청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법원은,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원칙적으로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는 바, 한 가족 구성원이 특정 국가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경우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하여 다른 가족 구성원이 그 국가에 입국하고 거주할 권리를 의미하는 가족결합권은 혼인의 자유 중 특수한 형태로서 보호된다”고 판단하면서, “적어도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의 경우 대한민국 입국의 전제가 되는 사증발급에 관한 조리상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여,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의 경우에는 조리상의 신청권도 전면적으로 인정하였다.

결국, 사증발급에 관한 법규상 조리상 신청권이 있는 원고의 사증발급 신청을 거부한 재외공관의 거부행위는 “단순한 사실의 통지가 아닌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여 대상적격이 인정되고, 원고는 이 사건 거부행위의 직접 상대방이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거부행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물론, 이 판결 역시 하급심 판결로 아직 분명한 법리로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 법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일정한 목적으로 장기체류하려는 외국인의 경우 사증 발급에 대한 법규상/조리상 신청권을 분명하게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재외공관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여 본안에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여왔던 기존의 선례와 달리,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가 작성한 “결혼사증 초청자 실태조사 보고서” 등을 근거로 피고의 처분의 재량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여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 조영관 변호사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약력
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사

비영리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활동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상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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