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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합동신문센터 공개…민변 “간첩증거조작 비난여론 무마용”

“합동신문센터서 국정원 수사관들이 왕처럼 군림하면서 탈북자들 회유ㆍ협박해 허위진술 강요”

기사입력 : 2014.04.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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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신종철 기자] 국가정보원이 4일 탈북자들을 수용하고 조사하는 중앙합동신문센터의 내부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수용된 탈북자들에 대한 취재를 허용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변호인단’은 냉담했다.

국정원의 간첩증거조작 범죄행위에 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고, 합동신문센터 내에서의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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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과민변변호인단기자회견.자료사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인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은 그동안 중앙합동신문센터 안에서의 인권침해 및 외부 접촉의 원천적 차단이라는 야만적이고 폐쇄적 구조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이의 개선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변호인 조력권과 서신전달조차 불허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비록 1회용 대언론 보여주기식 행사일지라도 외부에 처음으로 중앙합동신문센터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가정보원의 의도를 떠나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의 탈북자 조작간첩의 양산에 대한 진실규명에 대한 새로운 국면전환이 시작된 것”이라고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변호인단은 특히 “국정원이 갑작스럽게 중앙합동신문센터를 대언론용 공개 행사를 통해 외부에 개방하는 조치의 의도는, 최근 검찰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난 국정원의 간첩증거조작 범죄행위에 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고, 합동신문센터 내에서의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국가정보원이 제공하는 일방적이고 자기 합리화식의 설명과 해명, 그리고 미리 준비돼 국정원의 의도에 따라 진술할 수밖에 없는 수용 탈북자의 인터뷰, 그리고 제한적 공개로 마치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없는 양 호도하기 위한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수용된 탈북자들에 대한 수사관들의 폭언이나 모욕적인 언사, 독방구금과 거짓말탐지기조사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를 비롯한 많은 인권단체에서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유우성의 여동생 유가려 또한 재판과정에서 합동신문센터 독방에 구금돼 변호인과의 접견이나 외부와의 연락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관들로부터 폭행과 모욕, 욕설 등의 가혹행위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또 “유가려가 6개월간 수용돼 있었던 1인 생활실은 외부에 잠금장치가 돼 있고,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수사관들은 24시간 수용자를 감시하게 돼 있고, 또한 수용자들에게 달력이 제공되지 않아서 수용자들은 정확한 날짜나 자신이 얼마동안 수용됐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외부와 격리되고 변호인의 조력도 받지 못한 상태로 강압적인 조사를 받으면서 수용자들은 국정원 수사관들이 원하는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유가려 역시 수사관들이 회유와 협박에 의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진술까지 하게 됐던 것”이라고 재차 상기시켰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유가려에 대한 강압수사를 통해 간첩사건을 조작했고, 사건의 조작을 감추기 위해 외국의 공문서까지 위조하는 범죄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변호인단은 “국가정보원이 이토록 대담한 범죄행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합동신문센터 내에서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왕처럼 군림하면서 탈북자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통해 허위진술을 강요할 수 있었던 것에 근본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국가정보원이 범죄행위로 인해 실추된 조직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언론을 통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이번 간첩조작과 증거조작에 관여한 모든 당사자와 지휘책임자들이 국가보안법상 증거날조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탈북자들에 대한 변호인의 접견과 조사 참여를 보장하고, 변호인 선임이 어려운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실질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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