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원고(79세)는 2025년 5월 시내버스에 승차해 좌석으로 이동하던 중, 버스 기사가 승객의 착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출발하여 버스 안에서 넘어져 늑골 골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발생 후 원고는 버스회사에 사고처리를 요청했지만, 버스회사는“경찰에 신고하고, 배상을 받고 싶으면 민사소송을 하라”며 시간을 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고 당시 버스 내부 CCTV와 블랙박스 영상은 모두 삭제됐다. 이후 경찰은 객관적인 영상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버스기사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원고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이하 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공단은 버스회사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공제조합)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버스 기사가 형사절차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로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였다.
공단은 버스 운행은 단순한 주행뿐 아니라 승객의 승·하차를 위한 정차와 출발과정까지 포함되므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책임’은 운전자의 형사책임 인정 여부와 별개로 인정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적극 주장했다.
대구지법 영천시 법원 남근욱 부장판사는 2026년 5월 27일,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들(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이 공동으로 치료비 18만 4900원과 위자료 100만원 합계 총 118만4900만 원에 대해 2025. 5. 16.부터 2026. 5. 2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소액사건의 판결서에는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에 따라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소송을 진행한 공단 경주출장소 오동현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운행 과정에서 승객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운행자의 주의의무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사례”라고 했다.
이어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객관적 영상자료가 부족한 교통사고에서도 다양한 증거확보와 법리 검토를 통해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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