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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책상 뒤엎은 사건 '폭행죄' 유죄 원심 파기환송

2026-05-10 09:00:00

대법원.(로이슈DB)이미지 확대보기
대법원.(로이슈DB)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폭행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단에는 폭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의정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도5440 판결).

피고인(60대)과 피해자는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감사 사이이다.

피고인은 2021. 5. 21. 오후 10시 27분경 고양시 일산동구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의실에서 회의록 작성과 관련하여 피해자와 시비하던 중 화가 나서 양손으로 앞에 놓인 책상을 피해자가 서있던 방향으로 뒤집어엎어 피해자를 폭행했다.

- 형법 제260조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며, 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고,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참조).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1. 27. 선고 2021고정569 판결)은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폭행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행위는 폭행에 해당한다.

범행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1m가 안되는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던 중에 책상을 뒤집어엎은 점, 범행 당시 피고인의 시선이 피해자를 향해 있었던 점, 위 책상의 파편 일부가 피해자에게 튀었고,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 등이 상당히 놀라고 위협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피고인은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것에 화가 나서 책상을 들어 올렸을 뿐,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고 폭행의 고의도 없었고, 피해자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원심(2심 의정부지방법원 2023. 4. 7. 선고 2022노329 판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형법상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완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사람의 심리적 불안감까지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므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은 사안에서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폭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폭행죄의 보호법익이 ‘신체’의 완전성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해당 행위의 신체지향성 유무와 정도, 그로 인한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위법성의 정도 및 직접성, 행위자와 피해자의 공간적 근접성, 행위의 직접적인 목적과 의도,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행위 당시의 정황, 피해자의 신체에 가하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7도21374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그러나 피고인이 책상을 뒤집어엎은방향은 다른 책상으로 막혀있었던 점, 피해자의 피고인 기준 약 10시 방향에 서 있었던 점,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단순히 피해자를 놀라게 하거나 겁을 주었다는 것만으로 ‘폭행’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를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인이 한 행위의 부수적인 결과로 피해자에게 책상 파편 일부가 튀었다는 사정을 비롯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서 알 수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거나, 피고인에게 폭행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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