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AVMOV 유료회원이 불법촬영물 소지·시청 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혐의만 적용받는 경우와 범죄단체조직죄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의 차이는 형량의 숫자보다 처벌 구조의 성격 변화에 있다. 범죄단체가입·활동죄와 해당 단체의 목적 범죄인 성범죄는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범죄로 평가되며, 판례는 이를 실체적 경합 관계로 보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형을 가중한다. 이 구조가 적용되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실형 선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국면으로 전환된다.
이와 함께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될 경우 몰수와 추징의 범위 역시 크게 확대된다.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에서는 개별 범죄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수익만이 문제 되지만,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면 범죄단체의 구성원이라는 지위에 기해 제공하거나 지급받은 금원 전부가 몰수·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개별 범죄 사실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조직 활동과 연관된 자금 흐름 전체가 환수 대상이 되는 구조로, 피고인에게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유료회원 측에서는 단순히 콘텐츠 이용 대금을 결제했을 뿐이라는 항변을 제기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결제 구조 자체를 조직성 판단의 핵심 지표로 삼는다. AVMOV의 코인 포인트 충전 방식은 서버 유지와 콘텐츠 확보, 공급자 보상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반복적인 결제와 등급제 운영은 조직의 계획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특히 가상화폐 결제는 익명성을 기대한 선택이지만, 재판 과정에서는 오히려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능동적으로 가담했다는 고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센터의 민경철 대표변호사는 “범죄단체조직죄가 문제 되는 순간, 사건은 단순한 성범죄가 아니라 조직범죄로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며 “이 경우 처벌 수위뿐 아니라 몰수·추징, 양형 구조 전반이 피고인에게 훨씬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양형 단계에서도 범죄단체조직죄의 영향은 결정적이다. 조직범죄로 평가되는 이상,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에서 활용되던 반성문 제출이나 초범이라는 사정은 그 효력이 크게 제한된다. 형식적인 반성만으로는 실질적인 감경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전과가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중대 범죄 조직에 가담했다는 점이 비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질적인 감경을 위해서는 조직 해체에 기여하거나 상선, 자금 흐름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의 수사 협조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박사방 사건에서 유료회원들이 중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법원은 단순 시청 여부를 넘어서, 조직 유지에 기여한 자금 제공자 성격이 있었는지, 제작을 유도하거나 주문하는 역할을 했는지, 채팅방 내에서 2차 가해나 공유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강화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반면 가담 기간이 짧고 결제 횟수가 극히 적으며, 댓글이나 업로드 같은 능동적 활동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일부 참작이 이뤄지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AVMOV 사건 역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본인이 남긴 댓글의 수위, 결제 주기의 반복성, 등급 상승을 위해 기울인 노력, 운영진과의 소통 여부 등이 모두 양형의 방향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국면에서 중요한 것은 도덕적 반성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행위가 조직의 유지와 확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민경철 대표변호사는 “AVMOV 사건의 핵심은 피고인을 조직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구성원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기능적 역할이 없는 단순 소비자로 볼 것인지에 있다”며 “소액 결제의 일회성, 비주도적인 이용, 운영진과의 직접적 소통 부재 등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조직성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AVMOV 수사에서 범죄단체조직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시선을 단순 이용자 프레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구조적 방어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개인의 행위가 조직 범죄의 톱니바퀴로 기능하지 않았다는 점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가, 향후 수사와 재판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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