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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주식투자금 1억 생활비로 임의 사용 추궁하던 투자자 살해 여성 무기징역

사체 지문 이용해 사문서 위조

2022-10-17 11:33:04

부산고등법원/부산지방법원/부산가정법원. (사진=전용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부산고등법원/부산지방법원/부산가정법원. (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박무영 부장판사·김승현·이상언)는 2022년 10월 14일 4개월간 사무실 월세 미납에다 피해자의 주식 투자금 중 약 1억 원을 피고인의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고 피고인의 남편에게 말하겠다는 주식공동투자자였던 피해자(50대·남)를 살해하고 시신을 미리 파 놓은 구덩이에 유기하는 등 살인, 사체은닉, 재물손괴, 자동차관리법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40대·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2022고합220).

검찰이 결심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28년보다 높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압수된 나일론 줄 1개는 몰수했다.
검찰의 이 사건 위치주척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기각했다. 이 사건 이전에는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무기징역형의 집행을 통해 충분히 재범방지 및 성행 교정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형의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을 명하는 정도를 넘어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

피고인은 다른 사람을 통해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피해자의 사체를 유기할 장소를 미리 섭외하여 두었을 뿐만 아니라 범행이 적발되지 않도록 범행에 사용한 차량의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다른 번호로 변경하여 두는 등 범행계획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 나아가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러 간 것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자 이를 모면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사체 지문을 이용해 사문서위조 범행까지 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존엄한 것이고, 모든 상황에서 보호되어야 할 절대적인 가치이며, 살인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유족들이 형언하기 어려운 크나큰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가장인 피해자를 잃은 유족들은 생활의 근거가 되는 경제적 토대가 붕괴되어 앞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유족들에게 어떠한 정신적, 경제적 보상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바 없다"고도 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전제사실]피고인은 2013. 말경 인터넷 주식 카페를 통해 의사인 피해자 B(50대·남)을 알게 되어 피해자와 주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함께 주식 투자를 하다가 2017. 4.~5.경부터 경남에 있는 한 원룸을 피해자와 함께 임차해 컴퓨터를 설치하는 등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차린 다음 피해자와 동업하여 주식 투자를 하게 됐다.

[구체적 범죄사실] 피해자는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해 투자 원금까지 손실이 생기는 등 손해가 크게 발생한 상황에서 2022. 3. 28. 이 사건 투자 사무실 임대인으로부터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던 위 사무실 월세가 약 4개월 동안 미납되어 사무실을 옮겨야 되는 상황임을 듣게 되었고, 계속해서 이 사건 투자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를 통해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식 투자금 중 약 1억 원을 피고인의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한 사실까지 확인하게 됐다.

피고인은 2022. 3. 28. 피고인 소유의 소나타 승용차에 피해자를 태우고 부산 금정구에 있는 한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한 다음 위 승용차 안에서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이 피고인이 임의로 사용한 약 1억 원의 상환을 요구받았고, 이에 피고인이 당장 변제할 능력이 없다고 말을 하자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집에 찾아가 남편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듣게 됐다. 피고인은 피해

자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서 남편에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피해자로부터 “잘 생각해봐라. 집에 이야기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라는 취지의 말을 듣게 됐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같은 사실을 말할 경우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아들과도 헤어질 것이 두려워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을 하게 됐다. 한편, 피고인은 다음날 다시 피해자에게 연락해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피해자는 위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고, 2022. 3. 31.경 피고인의 집에 찾아오려고 하는 피해자에게 “남편에게 말을 못했으니 미뤄 달라”고 했으나 피해자로부터 “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다음 주 월요일(4. 4.)에는 꼭 가겠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 피해자에게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면서 2022. 4. 7.에 집으로 오라고 말을 한 다음 그 전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그 사체를 은닉할 장소를 구하기 위하여 2022. 3. 31. 평소 알고 지내던 경남 양산시에 있는 경작지의 소유자인 H에게 연락해 “아는 사람이 나무를 줄 예정인데, 2~3년이면 다 큰다고 하니 위 경작지를 빌려주면 나무를 심어 보겠다”라고 부탁을 했고, 위 H으로부터 승낙을 받았다. 계속해서 피고인은 2022. 4. 3. 위 경작지에서, H와 함께 포크레인 기사인 I를 만난 다음 I에게 나무를 심기 위한 구덩이를 파 달라고 요청을 하여 위 I로 하여금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깊이 약 1.3m, 폭 약 1.5m 정도의 구덩이를 파게 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은닉할 때 사용할 자동차를 마련하기위해 2022.4.3. 평소 알고 지내던 J에게 연락해 4.6. 승용차를 빌린 다음 승용차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프린터를 이용해 자동차등록번호판 모양의 종이를 제작, 고의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가리기 위해 테이프를 이용해 부착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찾아오기로 한 날의 전 날인 4월 6일 오후 8시 7분경 아파트 남문 입구에서 피해자를 만나 자동차등록번호판이 가려진 승용차 조수석에 피해자를 태우고 이동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승용차의 뒷좌삭에 피해자와 나란히 앉아 피해자에게 “제가 일을 해서 한달에 100~150만 원씩 드리겠다, 내일 집에는 제발 찾아오지 말아 달라”라고 요청을 했으나 피해자가 화를 내면서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승용차의 조수석으로 이동했고, 피고인은 위 승용차의 뒷좌석에 앉은 상태로 약 20분 간 피해자에게 같은 부탁을 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 미리 계획한 대로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빨랫줄(길이 약 2m)을 꺼내어 목에 걸어 잡아 당겨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하게 했다.

계속해 피해자의 사체를 승용차의 뒷좌석에 실은 상태로 운행해 가던 중 4월 6일 오후 9시경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범행이 발갈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승용차에서 내려 주변에 있던 돌로 휴대폰을 내리쳐 깨뜨렸다. 양산시에 있는 경작지에 도착한 피고인은 미리 파놓은 구덩이 쪽으로 굴려 넣고 흙으로 구덩이를 덮어 버렸다.

이후 피고인은 잠을 자던 중 피해자의 처로부터 주식 투자 동업자인지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게 되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고인과 피해자 명의 주식계약서를 위조해 피해자의 처에게 교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작성한주식계약서를 프린터로 출력한 다음 피해자의 무인을 찍기위해 사체가 묻혀있던 경작지에 흙을 제거한 다음 사체의 왼팔을 꺼내 인주를 묻힌 뒤 출력한 주식계약서의 피해자 이름 옆에 무인을 한 뒤 피해자의 처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교부해 행사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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