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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최순실 특검 맡겨주면 최선…검찰, 목숨 내놓고 수사해”

2016-11-17 12:34:30

[로이슈 신종철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17일 “이번 최순실, 우병우 사건 수사 초기 출발부터 매우 잘못됐다”고 우려했다. 채 전 총장은 후배 검사들에게 “대형 권력비리 관련 수사는 권력자들과의 전쟁으로, 용기와 헌신이 없으면 무조건 진다”며 “목숨을 내놓고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최순실 특검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것에 대해 채동욱 전 총장은 “국민들께서 특검을 맡겨주시면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부역 공직자들의 인적청산을 강조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가진 인터뷰에서다.

지난 4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저는 이런 사태가 해방 이후에 국민들이 피 흘리며 만들어낸 헌법과 민주주의를,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자들이 유린해버린 헌법과 민주주의의 기본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이번 기회에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이라든지 정치인이라든지 관련자들 모두가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엄하게 처벌해서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득권자들은 또 다른 최순실을 만들어서 민주주의를 또다시 유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우려를 한다”고 우려했다.

김현정 진행자가 “대기업 재벌들이 검찰에 나와 ‘우리는 대가성 없이 자발적으로 냈다’ 이렇게 말하고 있고, 대통령도 ‘국가를 위해서 모금하고 재단을 만들었다’ 이렇게 오리발을 내밀기 시작하면 이건 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 때도 ‘통치자금으로 받았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정치자금법이 없어, 뇌물이 안 되면 처벌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뇌물에 관한 포괄적 뇌물수수라는 새로운 법리를 개발을 했다. 그럼으로써 당시에 단죄가 가능했다”며 “굉장히 단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정황증거를 다 엮어서 새로운 법률을 구성하는 것도 노력해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돌파할 수 있는 길도 생길 수 있다”고 대답했다.

후배 검사들에 대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저도 이 정권 초기에 검찰총장 6개월 하다가 그만뒀습니다마는 그 뒤에 보여준 여러 가지 모습들이 대단히 실망스럽고 염려스럽다”며 “예를 들면 정윤회 문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짜서 ‘찌라시’라고 수사 제대로 못하고 끝내버렸고, 또 성완종 리스트 사건도 시끄러웠지 않습니까? 그때도 또 친박계 의원 면죄부 다 줬고요. 또 윤상현, 최경환 친박계 선거법 위반 사건도 선관위 고발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무혐의로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정원 댓글 사건은 제가 수사하다 쫓겨났습니다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가) 무죄가 나왔지 않습니까? 또 유우성 (서울시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사건 때도 결국은 그때 (증거조작에 연루된 관련자들의) 뭐 꼬리만 잘려나가는 그런 수사로 끝났다”며 “이러한 사건들이 국가의 민주적 기본질서가 유린당한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었다”고 검찰을 지적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이런 중대한 정치적 사건마다 아무리 봐도 (검찰의) 공정성이 지켜지는 것 같지가 않아, 상당히 좀 염려스럽다”며 “그리고 이번 최순실, 우병우 사건 수사 초기에도 출발부터 매우 잘못됐다”고 우려했다.

채 전 총장은 “왜냐하면 최순실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했는데, 거기 검사 혼자서 그걸 어떻게 하라고요. 그럼 결국 그걸 배당했다는 얘기는 그냥 가지고 있으라는 얘기 아니냐?”며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다가 국민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나고,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포화를 가하고 이러다 보니까, 나중에 뒤늦게 수사팀을 확대해 가면서 수사에 들어갔는데, 결국 관련자들한테 증거인멸 시간을 자꾸 벌어준 꼴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특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나중에 불법수익도 다 환수를 하고 추징을 해야 될 텐데, 직권남용으로 수사방향을 잡다 보니까 할 수가 없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뇌물수수죄로 처단이 돼야 환수를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참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지난 12일 100만 촛불집회에 가족들과 함께 나가봤는데, 그때 참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결국 돈과 힘을 가진 사람들은 제멋대로 법을 무시하고, 또 선량한 국민들은 그래도 나라를, 정의를 바로 세워보겠다고 피 흘렸던 대한민국의 슬픈 현대사가 또 반복되는구나. 저도 5.18, 6.10 다 겪었던 세대인데 그런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다. 결국 그걸 통해서 민주헌정질서가 확립됐던 것인데 이게 허물어져서 또 국민들이 나가서 고생을 하는구나. 굉장히 눈물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민들이 역시 위대하다는 생각도 해 봤고, 제가 더 그런 울컥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어쨌든 이 정권 초기에 (검찰총장으로서) 일을 하다가 제 일신상의 문제로 인해서 대여섯 달 만에 결국 중도하차한 제 자신에 대해서 상당히 부끄럽다는 생각을 해 봤다”고 말했다.

김현정 진행자가 “그때 가이드라인 안 따르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무원법 위반으로)기소해서 그런 건데요?”라고 말하자, 채동욱 전 총장은 “어쨌거나 외관상 제 일신상의 문제로 하차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더 이렇게 나라가 됐을 수도 있겠다’ 하는 자책감이 들어, 굉장히 부끄럽고 또 국민들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눈물이 더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그 말씀은 ‘그 당시에 내가 끝까지 사퇴 안 하고 버티면서 뭔가를 해냈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이런 자책감이 들었다는 말씀인가요?”라고 묻자 “그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검찰이 이렇게 납작 엎드리게 돼서 결국은 소금기능을 못하게 된 거다. 빛과 소금 기능을 해 줘야 되는 게 검찰의 본연의 기능인데, 빛도 잃어버리고 설탕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사태가 커졌다. 결국 대통령도 불행해진 것이 아니냐’ 또 이 나라가 불행해진 것에 대한 자책감”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진행자가 “특검 하마평에 오르는데 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국민들께서 맡겨주신다면 저는 사감은 없습니다. 저는 3년 동안 다 내려놓은 사람이고요.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대답했다.

100만 촛불을 보면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한 국민으로서 역사적 소명의식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막 솟구쳐 오르는 그런 감정을 맛봤다”고 밝혔다.

김현정 진행자는 “채 전 총장이 특검 맡게 될 경우에 어떤 개인적인 복수, 이른바 헌법에 금지된 자력구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저는 다 내려놨다. 마음을 완전히 비웠고 거의 무심지경으로 살아간다. 그런 사람한테 무슨 사감이 있고 원한이 있고 복수심이 있고...그랬다면 제가 괴로워서 못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특검으로 임명이 된다’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결국은 국정농단 사태가 가능했던 것은 거기에 추종하고 방조하고 가담해서 조력했던, 부역한 공직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역점을 둬서 말 그대로 새로 역사를 세운다는 마음으로 인적청산 작업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검이 120일 동안 진행되고, 검사 20명, 수사관 40명 규모에 대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참 깜짝 놀랐다. 이번 사건의 성격이나 관련자들 숫자, 제기된 의혹의 범위,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게 지금 최소한 검사가 30명 이상은 돼야 한다. 수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봤다.

채 전 총장은 수사규모가 작아 굉장한 고생을 할 것이고, 120일의 수사기간도 짧다고 말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제가 후배들한테도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런 대형 권력비리 관련 수사는 정치권력, 경제권력, 그런 권력자들과의 전쟁이다. 용기와 헌신이 없으면 무조건 진다. 또 위에서 시킨 대로 했다고 해서 검사 개개인의 직무유기가 용서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고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이런 비상시국에서마저 또 검찰이 권력자들과 제대로 싸워서 정의를 세우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또 길거리에서 피눈물을 흘려야 될 것”이라며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남을 것인지, 또는 권력의 개로 남을 것인지, 결단해야 된다”고 짚어줬다.

그는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야 후회가 없다. 그러려면 목숨 내놓고 수사해라”고 당부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끝으로 검찰에 “믿는다, 저는 아직까지 검찰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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