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신종철 기자] 타인의 재물을 무단으로 옮겼더라도 그 물건에 형태 변경이나 멸실, 감손 등을 초래하지 않았다면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단순히 보관창고로 옮긴 위치 이동만으로는 물건의 효용을 침해해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인천에 있는 L건물 소유자인 모 회사 대표이사이고, B씨는 이사였다.
그런데 A씨와 B씨는 2014년 10월 L건물 1층에서 J건설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하며 설치한 컨테이너를 J건설회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경기도 시흥시 소재 컨테이너 보관 창고로 옮겼다.
이 컨테이너에는 침대, 텐트, 탁자 등 시가 971만원 상당의 물품과 시가 287만원 상당의 CCTV 녹화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15년 7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른 장소로 옮긴 컨테이너는 피해자가 유치권을 주장하기 위해 설치해 관리하던 물건이었고, 비록 컨테이너 및 그 안에 있던 물건을 파괴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시 유치권 행사를 위해 건물점유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컨테이너가 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재물손괴죄에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월 검찰이 컨테이너 가격을 5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춰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한 점을 고려해 A씨와 B씨에게 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심지어 피고인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범행에 나아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이 사건 컨테이너의 가액 자체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검찰이 상고했고,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소유자의 허락 없이 컨테이너를 옮겨 효용을 해한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고,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고 종전 대법원 판례(2010도2269)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그런데 피고인들이 컨테이너와 그 안에 있던 물건에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을 초래하지 않은 채 컨테이너를 보관창고로 옮겼음을 알 수 있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컨테이너의 효용을 침해해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피고인들이 공모해 컨테이너의 효용을 해했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재물손괴죄에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단순히 보관창고로 옮긴 위치 이동만으로는 물건의 효용을 침해해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인천에 있는 L건물 소유자인 모 회사 대표이사이고, B씨는 이사였다.
그런데 A씨와 B씨는 2014년 10월 L건물 1층에서 J건설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하며 설치한 컨테이너를 J건설회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경기도 시흥시 소재 컨테이너 보관 창고로 옮겼다.
이 컨테이너에는 침대, 텐트, 탁자 등 시가 971만원 상당의 물품과 시가 287만원 상당의 CCTV 녹화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15년 7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른 장소로 옮긴 컨테이너는 피해자가 유치권을 주장하기 위해 설치해 관리하던 물건이었고, 비록 컨테이너 및 그 안에 있던 물건을 파괴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시 유치권 행사를 위해 건물점유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컨테이너가 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재물손괴죄에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월 검찰이 컨테이너 가격을 5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춰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한 점을 고려해 A씨와 B씨에게 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심지어 피고인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범행에 나아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이 사건 컨테이너의 가액 자체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검찰이 상고했고,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소유자의 허락 없이 컨테이너를 옮겨 효용을 해한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고,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고 종전 대법원 판례(2010도2269)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그런데 피고인들이 컨테이너와 그 안에 있던 물건에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을 초래하지 않은 채 컨테이너를 보관창고로 옮겼음을 알 수 있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컨테이너의 효용을 침해해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피고인들이 공모해 컨테이너의 효용을 해했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재물손괴죄에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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