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경 연구위원은 셋째, “대부분의 소송당사자들에게 사실심까지는 경제적 조건과 상관없이 사법불신이 개별적이고 이중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제2심(항소심)까지 각각의 판사, 검사, 변호사를 그 자질과 전문성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며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은 뚜렷하지 않다”며 “반면 대법원에 대해서는 하급심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권한기관으로서의 기대에서 신뢰를 갖고 있다가 확정판결 이후에는 대법원을 포함해 사법부 전체를 구조로 인식했다”고 분석했다.
오영경 연구위원은 넷째, “소송 후 단계에서는 패소에 따른 소송비용 부담과 그간 소송비용 등으로 조달한 경제적 부담, 소송기간과 형 집행 등으로 인한 생업중단 등으로 경제적 조건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여력이 있었던 경우는 신분계층 인식이 주관적ㆍ객관적으로 하층민으로 전락했고, 기초생활수급자나 고시원, 사무실 주거 등 생활조건도 경제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의 경우 본안판결의 부당성을 시정하기 위한 소송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조건의 제약이 법적 취약상태를 지속시키고 소송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어 다시 경제적 취약상태를 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소송당사자의 사법불신은 소송을 힘과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는 불평등한 구조로 인식하게 했으며, 개인의 경제적 조건의 악화와 더불어 ‘전관예우’, ‘유전무죄’ 같은 일반 국민의 사법불신 인식으로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오영경 연구위원은 다섯째, “형사사건의 경우는 검찰 수사과정의 인권침해나 자의적 기소 등 권한남용에 대한 불신이 나타났다”며 “의료소송의 경우는 소송외적 요인(의학적 전문성)에 대한 불신이 사법불신에 부가됐다”고 밝혔다.
또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과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법률조력을 받기 어려운 구조에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영경 연구위원은 “결론적으로 소송당사자의 경제적 조건과 사법불신은 상당한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오 연구위원은 “소송 전에는 경제적 조건에 따른 사법불신이 잘 드러나지 않다가, 재판 운영 과정과 패소 판결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경우, 소송당사자들은 경제적 조건에 좌우된 것으로 인식했고, 소송 후에는 소송 목적물의 상실과 함께 소송비용 부담 등으로 경제적 조건이 붕괴되는 막대한 결과가 초래되면서 그 책임을 법적 분쟁해결기관인 사법부의 책임으로 귀결시켰다”고 진단했다.
오영경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에서 주목되는 것은 패소한 당사자의 경우, 판결에 따른 부담 외에도 소송비용 조달과 패소자 소송비용 부담에 의한 추가비용 등으로 경제적 위기를 경험하며 소송기간 동안의 경제적 불안정 상태에서 나아가 경제적 조건이 매우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라며 “특히 경영인이나 자영업자 등은 부당한 패소로 인식하고 불복 소송을 한 결과, 경제조건 붕괴와 경제위기 가중, 급격한 계층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법원의 권리구제와 실체적 진실 발견 실패 책임이 오롯이 소송당사자 개인에게 전가되는 것은 부당하며 이러한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개별사안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것이 사법 불신 해소에도 큰 장벽이 되고 있다”며 “경제적 조건에 영향 받지 않는 정당한 판결과 소송제도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영경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당사자들의 소송 패소 경험과 소송제도를 살펴본 최초의 연구로써 소송당사자의 경제적 조건이 소송과정과 결과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실질적으로 확인됐고 판결이 소송당사자를 납득시키지 못할 경우 사법 불신을 강화하고 소송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드러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