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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증인 출석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협박죄 아냐

2016-07-05 15:58:48

[로이슈 신종철 기자] 폭행사건 형사재판의 증인으로 출석을 대기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증인 출석하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해 협박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항소심은 1심 유죄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을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해 호소한 것으로, 단순한 폭언에 불과할 뿐 협박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청원경찰 A씨는 C씨와의 폭행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그런데 A씨는 2015년 1월 15일 청주지방법원 형사법정 로비에서 B씨가 폭행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을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막말로 표현하면, 법정에 출석 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증인 출석을 하면 나는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해 B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의 협박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A씨는 “피해자(B)가 폭행사건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자에게 단순한 불만을 표시한 것일 뿐,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로 해악을 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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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인 청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선오 부장판사)는 최근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형법 제283조에서 정하는 협박죄의 성립에 요구되는 ‘협박’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그런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관계ㆍ지위, 친숙의 정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법정 앞 로비에서 피해자 및 직장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로 하여금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종용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대화를 나누면서 고성이나 욕설이 있었거나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도 아니었으며, 피해자나 동료들도 피고인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말을 한 장소도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법정 앞 로비였고, 시간도 오후 무렵이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 등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말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증언을 할 경우 자신이 그대로 당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취지로서 피해자를 향해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해악을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인데, 피해자는 피고인의 직장상사이고, 나이도 7살이 많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서 특별히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와 같이 피고인이 자신의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을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해 호소했다고 하여 이를 해악의 고지로 보는 것은 피고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한 것은 단순한 폭언에 불과할 뿐 피해자에 대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협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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