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부가 공모해 친딸을 때려 살해한 사안에서 항소심은 친모에게는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유지하고, 친부에게는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징역 10년에서 6년으로 감형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아내 A씨는 작년 6월 한 어린이집에서 ‘집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고 말을 듣지 않는 다는 이유로 화가나 집에 돌아와 45분간 벌을 세우고 구운 삼겹살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격분해 밀대 걸레봉으로 30개월 된 친딸의 머리 등 전신을 3시간에 걸쳐 30~40회 때렸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폭행에 못 이겨 B씨에게 다가온 딸에게 “니가 잘못했으니 맞아야 된다”, “이 정도 맞아서 죽진 않아”라고 말하며 딸의 머리 부위를 손으로 5~6회 가량 때리며 엄마가 있는 곳으로 밀쳤다.
결국 이들은 친딸을 병원 응급실에서 광범위한 피하출혈 및 다발성 타박상등에 의한 외상성 쇼크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인 울산지법은 2015년 11월 살인,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살인죄의 공동정범인 B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각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하지만 A씨에 대한 검사의 전자발찌 부착명령청구는 기각했다.
그러자 친모인 A씨는 양형부당을, 친부인 B씨는 사실오인 내지 살인죄의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검사는 기각된 부착명령청구 부분에 대해 각 항소했다.
이에 항소심인 부산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주호 부장판사)는 최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는 징역 20년을 유지하고, B씨에게는 살인죄의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징역 6년으로 감형해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은 친부 B씨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 및 공모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해 살인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B의 행위만으로는 공동정범의 주관적 성립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살인 범죄의 실행행위가 있었다고도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B를 살인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직권으로 살인방조죄의 죄책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가 저지른 범행은 A의 불우한 성장환경과 출산 후부터 겪게 된 우울증, 알코올의존 및 충동조절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도저히 정상적인 훈육이나 체벌 및 그 과정에서 생겨난 사고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A의 범행의 잔혹성은 일반인의 법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 A가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고 사망한 피해자의 명복을 빌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죄책감과 비난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B의 무책임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조 하에 이뤄진 A의 폭력행사로 딸이 극심한 고통 끝에 사망한 점을 감안할 때, B의 행위 역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에 상응하는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살인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과 달리 당심에서는 피고인 BBB에게 살인의 방조범으로서의 죄책만 인정되는 점, 자신의 잘못을 자책하면서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