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불법 게임장 업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고, 단속한 성매매 업주 중 한명을 도피하게 한 경찰공무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대구 모 경찰서 경위인 40대 A씨는 작년 4월 오락실 불법 환전 관련 수사를 위해 그곳에서 게임을 하며 잠복을 하던 중, 환전상을 발견하고도 놓치게 되자 오락실 업주를 불러 조사를 하다가, 업주로부터 연락을 받고 온 오락실 운영자 F로부터 “내가 이 형사님 얘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다, 환전상도 잡히지 않았는데 좀 봐달라, 사건을 잘 무마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그 자리에서 사건을 무마하는 명목으로 F로부터 100만 원을 받았다.
A씨는 그때부터 F와 친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F로부터 “향후 오락실 단속이 있을 경우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같은 해 5월~10월 3차례 더 200만원을 받는 등 경찰관의 직무에 관해 총 300만원의 뇌물을 받고 단속정보를 알려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했다.(수뢰후부정처사)
또한 A씨는 작년 8월 성매수남인 것처럼 가장해 접근한 다음 성매매 대금을 받고 방을 안내해 주는 K를 적발했다.
공동업주인 J와 K로부터 “우리는 우체국공무원인데 한 번만 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게 되자 “한 명이 총대를 메라. 누가 총대를 멜 것인지 상의를 하고 들어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K가 혼자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겠다고 하자 A씨는 J에게 “당신은 여기에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이니까 빨리 사라지라”라는 취지로 말해 J가 단속 현장에서 벗어나게 하고, K에게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밀 때 직업을 무직으로 이야기하면 되고, 처음부터 니가 혼자 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런 뒤 A씨는 적발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적발보고서 대상자란에 J를 제외한 채 K와 현장에서 적발된 러시아 여성2명을 기재했다.
이로써 A씨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J를 도피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범인도피)
검사는 당초 뇌물수수죄와 수뢰후부정처사죄를 별개의 죄로 기소했으나, 이후 공소장변경으로 뇌물수수죄와 수뢰후부정처사죄의 공소사실은 하나로 통합해 수뢰후부정처사죄 일죄의 공소사실로 변경됐다.
A씨 및 변호인은 “2015년 4월 초순경 받은 100만 원 중 40~50만 원은 수사를 위해 게임기에 투입한 돈을 돌려받은 것이므로, 100만 원 전체가 뇌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기현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0일 수뢰후부정처사,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A씨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대상인 게임장업주로부터 직접 회수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에 따른 권한의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F의 검찰 및 법정 진술에 의하면, F는 피고인에게 게임기에 투입된 돈의 반환과 단속 무마를 위한 대가를 엄격히 구분해 100만 원을 교부하지는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100만 원은 그 전부가 직무에 관한 뇌물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며 배척했다.
또 “피고인은 경찰관의 직무를 저버린 채 불법 게임장 업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나아가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 부정한 행위를 함으로써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훼손했고, 단속한 성매매 업주 중 한 명을 임의로 도피하게 함으로써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했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지위와 범행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범행은 그 사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약 20년간 경찰 공무원으로서 성실히 복무해 1999년경 우수검거실적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고,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