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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주도와 농심 간 먹는 샘물 ‘삼다수’ 분쟁 원점

2016-06-10 16:41:37

[로이슈 신종철 기자] 먹는 샘물의 생수 판매사업자 지위를 놓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주)농심 간의 ‘삼다수’ 법정 분쟁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원심에서 다시 심리 판단하게 됐다.

농심은 제주도의 조례 부칙 때문에 판매사업자 지위를 잃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농심이 자동연장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사업자 지위를 상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무슨 일일까. 먹는 샘물의 판매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 (주)농심은 1997년 12월 제주도개발공사와 거래기본협약을 체결하고 2002년 12월 이를 한 차례 개정했다.

이후 농심은 2007년 12월 다시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삼다수 판매협약을 체결했다. 내용은 협약기간 3년이고, 그 이후에는 쌍방이 협의해 정한 구매계획물량이 이행되면 매년 협약기간이 연장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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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주도는 2011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 설치 조례’에 제20조 제3항(사업자를 일반입찰 방식으로 선정하도록 함)을 신설하면서 그 경과규정으로 부칙 제2조(종전 사업자는 2012년 3월 14일까지 이 조례에 따른 사업자로 본다)를 뒀다.

이에 제주도개발공사는 신설된 조례 조항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농심에게 2012년 3월 15일자로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1998년부터 제주도개발공사와 계약을 맺고 14년 넘게 삼다수의 판매권을 갖고 있던 농심은 “적법하게 취득한 판매사업권을 법률의 위임 없이 조례로 박탈하는 것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제주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 오현규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주)농심이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낸 조례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2011년 12월 공포한 제주도 개발공사 설치 조례 개정 조례 부칙 제2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 제주행정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2012년 12월 제주도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조례 부칙 제2조는 주민도 아닌 원고(농심)에 대해 조례 제20조 제3항을 적용함으로써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어느 모로 보나 지방자치법의 규정에 배치돼 위법하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조례 부칙 제2조는 이 사건 조례 제20조 제3항과 문언 자체로 배치되고, 지방자치법에 위반되는 위법이 중대하고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조례 제20조 제3항은 민간위탁 사업자의 선정은 일반입찰에 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1조는 “이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며, 부칙 제2조는 “이 조례 시행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먹는 샘물 국내판매 사업자는 2012. 3. 14.까지 이 조례에 따른 먹는 샘물 국내판매 사업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은 제주도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는데, 대법원의 판단은 하급심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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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0일 먹는 샘물 판매업체인 (주)농심이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낸 조례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며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2011년도 구매계획물량 대부분을 구매했고, 구매하지 못한 부분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어 이 사건 협약기간이 2012년 12월 14일까지 자동으로 연장됐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개발공사 사이에 2012년도 구매계획물량이 협의로 정해지지 않았다면 이 사건 협약 제3조에 의해 협약기간이 그 이후에까지 자동으로 연장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이 협약에서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로 해결하기로 정해 원고와 개발공사가 대한상사중재원에 이 협약의 존속 또는 종료와 관련한 중재를 신청했다”며 “피고는 대한상사중재원의 원심판결 선고 후인 2012년 12월 17일 ‘이 협약의 협약기간 자동연장조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구매계획물량에 관한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원고와 개발공사 사이에 2012년도 구매계획물량이 정해지지 않아 이 협약은 2012년 12월 14일 종료됐다’는 취지의 중재판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만약 이런 사유들로 인해 원고가 이 협약에 의한 먹는 샘물 판매사업자의 지위를 상실했다면, 그 지위 상실의 원인은 조례의 부칙 조항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조례의 부칙조항이 원고 주장과 같이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그 조항에 원고 주장의 위법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다고 하여 먹는 샘물 판매사업자의 지위를 회복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 무효확인으로 회복할 수 있는 다른 권리나 이익이 남아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이 조례 부칙조항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행정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무효확인 또는 취소 판결을 받더라도 그 처분에 의해 발생한 위법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고, 예외적으로만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의 종전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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