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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무원 강등 취소…‘박원순법’ 징계 부당성 지적 없었다”

“국장 강등 취소는 면죄부 아니다…해당 공무원 정직ㆍ감봉 가능”

2016-05-08 15:48:08

[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원은 서울시 공무원 강등처분 취소 사건 판결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해, “대법원 판결은 공무원의 금품수수에 대해 면죄부를 준 판결이 아니다”며 “해당 공무원은 여전히 정직, 감봉 등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고 처분이 행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본 판결은 징계처분도 행위에 비례해 적정하지 않으면 안 되고, 유독 해당 공무원을 중징계한 것은 헌법상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대법원은 “서울시 공무원 강등 사건 관련 일부 보도 등에 대한 해명”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건과 법원 판결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 다시 정리해 보도한다. 사건은 이렇다.

법원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서울시 송파구청 모 국장 A씨의 금품수수 등 비위행위를 적발하고, 2015년 3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A씨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적발 내용은 A국장이 이수건설 전무로부터 2015년 2월 저녁식사(30만 7000원) 향응을 제공받고, 이날 신세계상품권 50만원(10만원권 5매)을 받았으며, 또한 2014년 5월 송파구청 집무실에서 롯데물산 직원으로부터 롯데월드 어드벤쳐 자유이용권 8매(12만원 상당)를 수수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송파구청장은 2015년 4월 서울시 제1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A국장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했다. 제1인사위원회는 2015년 6월 A국장이 지방공무원법 청렴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 및 징계부가금 부과처분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청장은 2015년 7월 2일 A국장에게 해임 및 66만 3850원의 징계부가금 부과처분을 했다.

그러자 A국장이 해임처분에 불복해 서울시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서울시소청심사위원회는 2015년 8월 “해임은 다소 과중하고, 감경하더라도 징벌적 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며 ‘해임’ 처분을 ‘강등’ 처분으로 감경하는 결정을 했다.

하지만 A국장은 “32년간 공무원으로서 성실히 근무했으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잘못 처신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강등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차행전 부장판사)는 2015년 9월 송파구청 국장 A씨가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2015년 7월 원고에게 한 강등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는 청렴과 품위 유지 의무가 요구되는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금품ㆍ향응을 수수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공무원 직무의 청렴성과 공정성을 훼손했으며, 공무원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상실시켰다”며 “따라서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한 원고에 대해 엄한 징계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등 징계는 지나치고 가혹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월드 어드벤쳐 자유이용권은 롯데물산(주)에서 홍보용으로 송파구청 도시관리국 비서실에 제공한 것이고, 이수건설 전무로부터 받은 금품ㆍ향응도 원고가 직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요구해 수수한 것이라기보다는 호의를 베푸는 것에 대해 마지못해 수동적으로 수수한 것이고, 원고가 수수한 금품ㆍ향응 액수가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가 금품ㆍ향응을 받은 대가로 관련자들에 대해 편의를 제공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원고는 32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징계를 받은 적이 전혀 없고, 다수의 표창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해온 점, 서울시 송파구 지방공무원 징계에 대한 개별기준에서 금품ㆍ향응 수수한 경우 100만원 미만(수동)일 때에는 감봉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강등 외에 그보다 가벼운 정직, 감봉으로도 징계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징계의 종류 중 공무원 직급을 한 단계 낮추는 중징계에 속하는 강등을 택한 처분은 원고 신분의 특수성, 징계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처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송파구청장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2015년 12월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송파구청장의 항소를 기각하며, A국장에게 승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서울 송파구청 모 국장 A씨가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16두31586)에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봐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원고(A)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 “공무원 강등 취소…‘박원순법’ 징계 부당성 지적 없었다”이미지 확대보기
◆대법원 설명자료 통해 명확한 입장 밝혀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해 2일 설명자료를 낸 대법원은 “그럼에도 마치 금품수수 공무원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같이 표현된 일부 보도는 판결의 의미를 심각히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피고(송파구청)는 다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원고의 비위 정도에 부합하는 정직이나 감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일부 언론에서 금품 수수 사실이 밝혀지면 수수 금액, 직무 관련성 유무와 무관하게 징계 대상에 포함하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징계 등에 관한 규칙’(서울시징계규칙) 자체가 너무 가혹하다거나, 소액 금품수수까지 징계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는 취지로 해석하는 보도를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에는 서울시 징계규칙의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소액 금품수수를 징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판시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공무원이 1000원을 받아도 처벌토록 하는 이른바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련한 ‘박원순법’을 말한다.

대법원은 “상고인의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상고이유를 포함하고 있지 않는다고 판단해 심리불속행 판결을 했으므로, 원고에 대한 강등처분을 부당하다고 본 이유에 관해서는 원심 판결(서울고법 판결)을 참조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원심 판결은 서울시의 징계 관련 규정 자체가 가혹하다고 본 사실이 없고, 오히려 피고가 징계처분의 근거로 삼은 ‘서울시 송파구 지방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징계처분이 그 규칙상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을 뿐”이라며 “원고의 징계혐의에 대해 규칙상 감봉,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이보다 더 무거운 강등처분을 내린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특히 원심 판결은 소액 금품 수수도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금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업무상 부정행위를 한 적도 없는 등 여러 가지 정상참작 사유들이 있고, 서울시에서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100만원 미만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 강등처분을 한 사례가 없는 등의 다른 사안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강등처분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며 “금품수수 금액이 소액인 경우 징계처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송파구청)로서는 다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감봉,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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