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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폭우로 가교 무너져 인명사고…건설사와 관리청 60% 책임

“경기도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건설회사는 민법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

2016-04-27 16:53:12

[로이슈=신종철 기자] 도로공사를 위해 계곡에 ‘임시도로’(가교)를 설치했는데, 집중호우와 관리 잘못으로 둑이 무너져 인명사고가 발생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건설회사와 계곡의 하천관리청인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배상책임 60%를 확정했다

D건설은 2007년 2월 조달청으로부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도로 확장ㆍ포장공사를 수주했는데, 수요기관은 경기도였다.

D건설은 2008년 8월 설마2터널 종점부에서 이어지는 계곡을 가로질러 설마3터널 시점부까지 연결되는 교량 및 설마3터널 공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공사용 차량의 진입로로 사용하기 위해 경기도로부터 토사를 쌓아 높이 9.5m 상당의 임시도로(가도)를 설치하도록 승인을 얻은 후 2008년 12월 가도를 완공했다.

이 계곡 상류에서 가도를 거쳐 하류로 이어지는 배수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가도 하단에 지름 1m의 흄관 2개를 매설했다.

그런데 2011년 7월 이 가도 및 가든 건물 일대에 누적 일일강우량 337mm의 폭우가 내렸다. 이날 오후 7시경 60대 A씨와 40대 B씨가 실종됐고, 가도가 일부 유실됐다. 며칠 뒤 설마천 하류쪽으로 700m 떨어진 지점에서 B씨의 시신이 발견됐으나, A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유족들은 “D건설사가 가도를 설치하면서 지름 1m 정도의 흄관 2개만을 설치해 계곡의 배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설치상의 하자가 있었고, 2011년 7월 27일 폭우가 내림에 따라 가도 상부의 수위가 올라갔으며, 가도가 수압을 견디지 못해 터지면서 일시에 많은 양의 우수가 쏟아져 내려 가도에서 아래로 200m 지점에 위치한 건물을 덮쳐 그 곳에 있던 A와 B가 사망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14년 1월 A씨와 B씨 유족들이 경기도와 D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의 시신은 발견조차 되지 않았고, B의 시신도 가든 건물에서 설마천을 따라 하류로 더 내려간 부분에서 발견됐다”며 “A와 B는 사고 발생 당시 적어도 건물 내부에 있지는 않았다고 봐야 하고, 그렇다면 A와 B가 사고를 당한 위치 및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가도가 한순간에 붕괴되면서 다량의 우수가 계곡을 따라 가든 건물 방향으로 흘러간 것인지, 가도의 토사들이 우수로 인해 유실됨에 따라 가도가 서서히 무너져 내린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만약 가도가 서서히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면 한꺼번에 다량의 우수가 건물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A와 B가 대피할 시간적 여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재판부는 “폭우로 인해 설마천 중상류 부분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고, 설마천을 따라 다량의 우수가 건물 쪽으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A와 B가 이처럼 설마천을 따라 유입된 우수에 휩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폭우로 가교 무너져 인명사고…건설사와 관리청 60% 책임이미지 확대보기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경기도와 D건설사의 책임을 60% 인정해, 원고들에게 위자료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 둑이 유실되면서 둑으로 인해 계속 상류에 모여 있던 빗물이 계곡 하류로 갑작스럽게 내려감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는 흄관 2개의 매설로 배수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주장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바, 폭 수십 미터인 계곡에 높이 9.5미터의 둑을 쌓으면서 불과 지름 1미터의 흄관 2개를 매설한 것만으로 배수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이 둑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흙으로 만들어졌는데, 흄관들의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배수능력을 초과하는 강수로 인해 계곡 상부에 물이 고일 경우의 수압에 의한 유실방지 대책도 전혀 수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D건설사가 임시도로의 설치에 관해 감리단의 검토를 받아 경기도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둑과 흄관의 집중호우에 대비한 배수능력에 대한 검토와 승인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을 더해 보면, 이 사고는 피고들의 둑 설치 및 관리상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거나 피고들이 설치ㆍ관리한 영조물 또는 공작물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것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호우로 인한 사망과 실종된 유족들이 경기도와 D건설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기도와 건설회사에 60%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고는 피고 경기도와 D건설회사의 둑의 설치ㆍ관리상의 과실로 발생했다고 할 것이므로 경기도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피고 D건설회사는 민법에 따라 이 사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배상액은 유족에 합계 1억 889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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