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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하반신 마비 소방공무원 직권면직 위법…내근업무 가능”

“지방공무원법상 직권면직 사유인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2016-04-18 10:34:29

[로이슈=신종철 기자] 인천광역시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소방공무원에 대해 지방공무원법이 정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직권면직 처분을 했으나, 대법원은 휠체어를 타면 내근직이 가능하다고 봐 직권면직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A씨가 인천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직권면직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직권면직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1997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40대 A씨는 2011년 5월 가족여행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의 신체장애를 입어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으며, 2011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휴직했다.

인천광역시장은 A씨가 지방공무원법 제62조 제1항 2호에서 정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13년 8월 16일 A씨에게 직권면직 처분했다.

이에 A씨가 인천광역시지방공무원 소청심사위원회에게 직권면직 처분에 대해 심사청구를 했으나, 2013년 11월 위원회로부터 기각결정을 받았다.

결국 A씨는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A씨는 “하반신마비라는 신체장애를 입었지만, 상지 기능 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소방공무원의 내근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직권면직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인천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임태혁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 A씨가 인천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직권면직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직권면직처분은 위법해 취소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소방공무원은 보직이 내근 업무와 외근 업무로 분장사무가 명백히 구별돼 있고, 다수의 소방공무원이 현장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 비록 대형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게 된다면 소방공무원 중 내근 업무자 역시 비상소집 돼 외근 업무를 수행할 경우가 있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도 내근 업무자 모두가 반드시 외근 업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 비상소집된 소방공무원이 내근 업무에 종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 소속 소방공무원 중 원고와 같은 신체장애를 입은 사람은 없고, 차후에 원고와 같은 신체장애를 입을 소방공무원이 생긴다고 해도 이는 극히 적으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원고에 대해 내근 업무만을 담당케 한다고 하여 소방공무원에 대한 순환보직 인사원칙을 해한다거나, 다른 소방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대해 내근 업무만을 담당케 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가 지방공무원 제6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직권면직사유인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함을 전제로 내려진 피고의 직권면직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천광역시장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5행정부(재판장 성백현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1심 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통해 모든 일상생활동작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고, 인지기능과 상지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소방공무원으로 현장활동을 제외한 행정 및 기타 내근업무를 수행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소방공무원의 업무는 내근과 외근으로 구분되고 내외근직의 순환보직을 인사의 원칙으로 하고 있어 소방공무원이 현장활동을 하는 분야에 채용된 경우라도 내근업무로 인사가 있을 수 있고, 구급업무의 경우에도 내근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요구하는 신체조건은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의 응시자격일 뿐 직무수행능력 유무의 절대적 판단기준은 아니므로 소방공무원이 재직 중에 임용조건에서 정한 신체조건 및 건강상태에 충족하지 못하는 사정이 발생했다고 하여 곧바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업무에 복귀하고자 했으나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업무내용의 조정, 전보 등과 같은 배려조치를 고려해 보지도 않은 채 직권면직 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하반신마비’라는 신체장애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하반신 마비 소방공무원 직권면직 위법…내근업무 가능”이미지 확대보기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소방공무원 A씨가 인천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직권면직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인천시의 상고를 기각하며 “직권면직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직 중 장애를 입은 지방공무원이 그 장애로 인해 지방공무원법이 정한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비추어, 장애를 입을 당시 담당하고 있던 기존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공무원이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업무가 존재하는지 여부 및 소속 공무원의 수와 업무분장에 비추어 다른 업무로의 조정이 용이한지 여부 등을 포함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개인적인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입은 지방소방공무원인 원고를 직권면직한 피고의 처분에 관해, 원고가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이용할 경우 소방공무원의 업무 중 현장 활동을 제외한 행정이나 통신 등의 내근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인천광역시 소속 소방공무원의 수와 업무 분장에 비추어 원고가 내근 업무만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가 지방공무원법상 직권면직 사유인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직권면직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지방공무원 직권면직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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