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대구지법, 음주측정거부 무죄 운전자 항소심서 벌금형 왜?

2016-04-08 11:29:09

[로이슈=전용모 기자] 운전자가 호흡측정기에 바람을 적게 부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을 계속 거부, 음주측정을 최초로 거부한 시점으로부터 약 32분이 경과한 후에 혈액채취를 요구했지만 경찰관이 이를 거부한 사안에서, 1심과는 달리 항소심 법원은 경찰관이 피고인의 혈액채취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음에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30대 A씨는 2014년 10월 교통경찰관으로부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요구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시늉만 하는 방법으로 이를 회피해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혈액채취를 요구했는데도 경찰관이 이를 거부해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의 교통단속처리지침에 의하면, 운전자가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에 2차, 3차 호흡측정을 실시하고 그 재측정결과에도 불복하면 운전자의 동의를 얻어 혈액을 채취하고 감정을 의뢰하도록 돼 있다.

한편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는 운전자에 대해 음주측정 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명확히 고지하고 이러한 고지에도 불구하고 측정을 거부하는 때 즉, 최초 측정요구시로부터 30분이 경과한 때에 측정거부로 처리하도록 돼있다.

대구법원청사.이미지 확대보기
대구법원청사.
이에 1심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피고인이 ‘숨이 막혀서 잘 불리지 않는다’는 등 호소한 사실, 당시 병원(음주측정 거부 후 8일 지난시점 상세불명의 천식 및 두근거림 진단)에서 측정한 피고인의 폐활량은 정상인 평균치(4.01L)의 53%인 2.12L인데, 이는 호흡측정에 필요한 요구수준(1.376L)을 충족하는 것이기는 하나, 당시 피고인이 음주단속에 적발되고 담당경찰관과 언쟁을 벌여 당황하고 흥분된 상태에 있었으므로 일시적으로 호흡이 원활하지 않거나 폐활량이 감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을 적시했다,

이어 “피고인과 핸드폰 촬영 등의 문제로 다소 감정적인 대립을 보이던 담당경찰관은 교통단속처리지침에서 정한 시간이 경과하는지를 지켜보다가 30분이 갓 도과해서 이미 측정거부가 성립했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 요구를 거부한 사실 등을 종합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을 요구한 것이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경찰 공무원의 음주측정에 응하지 안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러한 경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이에 불복한 검사는 “피고인은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할 수 있었음에도 거부했고, 음주측정을 최초 거부한 시점으로부터 32분이 경과한 후에 피고인의 혈액채취 요구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경찰관으로서는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음주측정거부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한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형한 부장판사)는 지난 3월 31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의 무죄선고를 파기하고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가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할 수 없었던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살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전에 폐와 관련된 질병으로 통원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폐병으로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8일 후에 피고인이 병원에 가서 자신의 폐활량이 위와 같이 정상인보다 낮다는 소견서를 받았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호흡측정기는 약 3초간 1.376L의 공기가 유입되면 작동하도록 설정돼 있는데, 특별히 피고인이 위 호흡측정기가 요구하는 바람을 불지 못할 정도로 흥분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한 번도 피고인이 분 바람이 3초 이상의 시간 동안 지속되지 않았다는 것은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 A씨가 혈액채취를 요구한 사정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 성립과의 관계에 대해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통단속처리지침은 음주측정거부가 성립한 이후에도 피고인의 혈액채취 요구가 있으면 이에 응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설사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위 단속지침은 경찰의 내부적인 규정에 불과한 것으로서 경찰관의 위 단속지침 위반 여부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관의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했고, 그 후에 피고인이 혈액채취 요구를 한 것은 음주측정거부죄 성립 여부와 관련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교통사고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경찰관이 피고인에 대해 음주단속을 함에 있어 일부 지나친 행동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