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변호사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였던 노동ㆍ민주ㆍ인권 변호사의 표상인 조영래 변호사에 대해 “형님이고, 선배이고, 스승이었다”면서 “어떻게 이 불행한 시대를 끝내고 민주와 정의, 희망의 세상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며 무척이나 그리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개최한 추모 25주기 ‘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변호사 조영래 기념행사’ 추도사를 통해서다. 이 자리에서 역시 조영래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추도사를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금 세상이 흐리고, 희망이 가물가물해 지고, 우리의 미래가 어둡고, 이럴 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며 “바로 우리의 영원한 향도 고 조영래 변호사님”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시장은 “조영래 변호사는 저에게 형님이고 선배이고 스승이었다. 조영래 변호사님과 함께 한 세월동안 배웠던 그 모든 것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 배우고 싶은 스승이었다. 함께 일하고 싶은 선배였다. 많은 정을 나누어준 형이었다”고 기억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사랑한 인권변호사였다. 가난하고 억압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특히 더 사랑했다.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모든 피의자 또는 참고인 가족들에게 친절한 자세를 흩뜨리지 않도록, 어떤 경우에도 조금이라도 권력을 가진 자의 우월감을 나타내거나 상대방을 위축시키거나 비굴하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다짐했고, 실천했다”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는 늘 시대를 통찰하고 새로운 시대로 우리를 이끌었다. 그가 끈덕지게 붙잡고 몰두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은 5공 독재정권의 도덕적 치명타를 가했다. 상봉동 진폐증 사건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공해소송을 우리 사회의 수면위로 떠올렸다. 자동차 사고 손해배상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건에서 25세이던 여성 전화교환원의 정년 문제를 쟁점화해 전사회적인 이슈로 만들었다”며 “이렇게 그가 맡았던 소송은 모두 역사가 되었고, 낡은 시대의 강을 앞 물결로 보내고 새로운 시대의 강을 여는 큰 물결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시장은 “‘조영래’라는 이름 세 글자는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민주화를 위해 독재정권과의 투쟁은 물론 그로 인한 6년간의 수배, 복역을 거치면서도 독재 앞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고, 타협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는 우리의 사령관이 돼 우리를 이끌어 마침내 군사독재정권을 타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영래’라 쓰고 불꽃이라 읽는다. 그는 어려운 시대의 변곡점 마다 창조적 발상으로 새로운 시대로의 진운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혼신의 열정으로 육체와 영혼을 불태웠다”고 기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영래 변호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느덧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는 다시 혼미를 거듭하는 혼란과 좌절, 퇴행의 시대를 지내고 있다. 조영래 선배님!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어떻게 이 불행한 시대를 끝내고 저 너머 민주와 정의, 희망의 세상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박 시장은 “조영래 형! 그 때처럼 형이 다 알아서 하고 저는 그냥 뒤에서 형이 시키는 대로 하면 좋겠다. 이승에서 다 못 쓰고 가신 그 용기와 힘을 저에게, 우리에게 전해주십시오. 늘 약자를 대변했던, 인권과 양심을 지켰던,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통찰과 포용으로 실천했던 당신의 넓은 품이 그립다. 너무 그립다”고 무척이나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