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법학전문대학원교수협의회(상임대표 한인섭, 공동대표 김창록ㆍ송기춘ㆍ한상희)가 8일 “법무부의 반개혁적인 사시(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항의한다”면서 “법무부와 대한변협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 사법시험 편법연장 시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협의회는 “법무부가 2021년까지 ‘사시 폐지’를 유예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며 “사법시험 주관기관에 불과한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로스쿨 도입’의 장기적ㆍ종합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방안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절차적ㆍ제도적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교수협의회는 대한변호사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대한변협을 비롯한 기성 법조집단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한변협의 ‘사시 존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변협이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사시에 금과옥조처럼 매달릴 일이 아니라, 로스쿨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명심하면서 제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라며 “선배 변호사들이 ‘귀족학교’ㆍ‘돈스쿨’ㆍ‘음서제’ㆍ‘금수저’ 같은 선동적 낙인을 찍어 후배 변호사들에게 터무니없는 모욕감을 안겨준다니 이게 도대체 가당한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공익’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 단체가 국회와 각계를 상대로 로비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시 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한변협은 일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는 그러면서 “이제라도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법률가양성 제도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과거의 제도인 사법시험을 연장ㆍ존치시키려는 기도를 거두고 로스쿨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법률가양성 제도를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길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011년 9월 2일 창립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는 전국 25개 로스쿨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단체로서, 법학교육 및 연구에 관한 정책의 연구와 제안, 법조인 양성에 관한 정책의 연구, 로스쿨 소속 교원과 학생의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의 연구 등을 통해 로스쿨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 사법시험 편법연장 시도를 규탄한다> 성명 전문
지난 12월 3일 법무부가 2021년까지 ‘사시 폐지’를 유예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터라 대법원이 즉각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은 향후 학사일정 거부와 자퇴서 제출을 결의했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 소속 교수들이 내년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출제를 비롯한 법무부의 모든 업무에 협조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법무부는 하루 만에 “최종 입장이 아니다”라며 물러섰다. 법무부의 발표와 준비는 단 하루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졸속ㆍ편법임을 자인한 셈이다.
‘사시 폐지-로스쿨제도 도입’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다. 1995년부터 10년 이상의 거듭된 논의를 거쳐, 2004년에 사회 각계각층의 대표들로 구성된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총체적인 법률가양성제도 개혁방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2005년부터 3년간의 국회 심의를 거쳐 법률로써 확정되었고, 2009년 이후 신입생을 받아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다. 요컨대, ‘사시 폐지-로스쿨제도 도입’은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가양성제도의 개혁에 관한 사회적ㆍ국가적 합의에 따라 장기적ㆍ체계적인 프로세스로 추진되는 종합적인 정책인 것이다. 이 정도로 장기적 전망 아래 추진되고 있는 국가정책도 달리 없다.
법무부는 사법시험 주관기관에 불과하다. 그런 법무부가 이러한 장기적ㆍ종합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방안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절차적ㆍ제도적 월권이다. 게다가 지난달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주관한 공청회에서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법무부가 불과 2주 만에 돌연 ‘사시 폐지 4년 유예’라는 방안을 발표하였다는 점, 그 방안의 핵심 근거가 설문의 공정성이 심히 의심되는 단 한 번의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자 그대로 ‘졸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근간에 관련된 법률가양성제도에 관한 정책에 대해 이렇게 성급하게 나서는 것은 ‘정상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시 폐지’의 전망은 현재 대학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학부의 여러 전공교육이 정상화되었고, 사시준비로 인한 편법적 학사운영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 와서 사시를 연장한다면, 다시 그 학부생들이 학교의 전공수업 대신 고시학원에 몰려가게 될 것이다. 특히 학부 법학과가 폐지된 대학(25개)의 학생들은 대학이 아니라 학원에서 법공부를 채워야 하는 변칙적 상황에 놓인다. 점차 수그러드는 ‘사시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켜 사시에 따른 사회적 문제점들을 영속시킬 것이다. 그 점에서도 ‘사시 폐지 4년 유예’는 결코 바람직한 정책방향일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 대한변협을 비롯한 기성 법조집단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변협 집행부는 TF팀까지 꾸려 ‘사시존치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변협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심포지엄이 끝날 때마다 ‘사시 존치’를 내용으로 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늘어났다. 조직적인 국회로비 의혹 등과 관련하여 대한변협 협회장에 대한 감사가 추진되었고, 그 감사에 대한 협회장의 부당한 압박이 또다른 쟁점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대한변협의 ‘사시 존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거의 없다. 사시는 더 이상 ‘경제적 약자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며, 로스쿨이야말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제도라는 사실이 여러 수치로써도 입증되었다. 또한 로스쿨에 대한 중상모략에 가까운 비난이 주효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시 존치’를 정당화하는 논거로 쓰여질 수는 없다. 현재에 문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로 퇴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일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 사시를, 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인 대한민국 변호사 전체를 회원으로 하는 단체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한 번의 시험결과만으로 법률가 자격을 부여하는 사시는, 불합격자 누적으로 인한 국가적 낭비, 대학 학부교육의 황폐화, 법조인집단의 폐쇄적 서열문화 재생산, 획일화된 법조양성의 폐해 등 수많은 문제가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결코 21세기의 법률가양성제도가 될 수 없다는 합의에 따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사법개혁위원회가 제시했던 폐지시한은 2013년이었으나,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2017년으로 늦추어진 마당이다. 이미 4년 유예된 제도를 전혀 합당한 이유 없이 또 다시 4년 편법 연장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키는 일이다. 법무부는 법률에 규정된 대로 집행해야 마땅하고, 대한변협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을 접어야 마땅하다.
대한변협이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사시에 금과옥조처럼 매달릴 일이 아니라, 로스쿨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명심하면서 제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다. 로스쿨은 변호사를 양성하는 곳이다. 대한변협의 입장에서 본다면 로스쿨은 그 회원을 양성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로스쿨제도 도입과정에서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대한변협이 로스쿨을 위해 한 일은 별반 없다. 선배 변호사들이 ‘귀족학교’ㆍ‘돈스쿨’ㆍ‘음서제’ㆍ‘금수저’ 같은 비법률가적ㆍ선동적 낙인을 찍어 후배 변호사들에게 터무니없는 모욕감을 안겨준다니 이게 도대체 가당한 일인가. ‘공익’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 단체가 국회와 각계를 상대로 로비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시 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대한변협은 일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법조인의 양성과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는”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바란다.
우리는 이제라도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법률가양성 제도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과거의 제도인 사법시험을 연장ㆍ존치시키려는 기도를 거두고 로스쿨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법률가양성 제도를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길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
2015년 12월 8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
회장단
한인섭(상임대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록(공동대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기춘(공동대표,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공동대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무총장
황성기(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협의회는 “법무부가 2021년까지 ‘사시 폐지’를 유예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며 “사법시험 주관기관에 불과한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로스쿨 도입’의 장기적ㆍ종합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방안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절차적ㆍ제도적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교수협의회는 대한변호사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대한변협을 비롯한 기성 법조집단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한변협의 ‘사시 존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변협이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사시에 금과옥조처럼 매달릴 일이 아니라, 로스쿨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명심하면서 제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라며 “선배 변호사들이 ‘귀족학교’ㆍ‘돈스쿨’ㆍ‘음서제’ㆍ‘금수저’ 같은 선동적 낙인을 찍어 후배 변호사들에게 터무니없는 모욕감을 안겨준다니 이게 도대체 가당한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공익’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 단체가 국회와 각계를 상대로 로비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시 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한변협은 일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는 그러면서 “이제라도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법률가양성 제도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과거의 제도인 사법시험을 연장ㆍ존치시키려는 기도를 거두고 로스쿨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법률가양성 제도를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길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011년 9월 2일 창립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는 전국 25개 로스쿨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단체로서, 법학교육 및 연구에 관한 정책의 연구와 제안, 법조인 양성에 관한 정책의 연구, 로스쿨 소속 교원과 학생의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의 연구 등을 통해 로스쿨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 사법시험 편법연장 시도를 규탄한다> 성명 전문
지난 12월 3일 법무부가 2021년까지 ‘사시 폐지’를 유예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터라 대법원이 즉각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은 향후 학사일정 거부와 자퇴서 제출을 결의했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 소속 교수들이 내년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출제를 비롯한 법무부의 모든 업무에 협조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법무부는 하루 만에 “최종 입장이 아니다”라며 물러섰다. 법무부의 발표와 준비는 단 하루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졸속ㆍ편법임을 자인한 셈이다.
‘사시 폐지-로스쿨제도 도입’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다. 1995년부터 10년 이상의 거듭된 논의를 거쳐, 2004년에 사회 각계각층의 대표들로 구성된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총체적인 법률가양성제도 개혁방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2005년부터 3년간의 국회 심의를 거쳐 법률로써 확정되었고, 2009년 이후 신입생을 받아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다. 요컨대, ‘사시 폐지-로스쿨제도 도입’은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가양성제도의 개혁에 관한 사회적ㆍ국가적 합의에 따라 장기적ㆍ체계적인 프로세스로 추진되는 종합적인 정책인 것이다. 이 정도로 장기적 전망 아래 추진되고 있는 국가정책도 달리 없다.
법무부는 사법시험 주관기관에 불과하다. 그런 법무부가 이러한 장기적ㆍ종합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방안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절차적ㆍ제도적 월권이다. 게다가 지난달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주관한 공청회에서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법무부가 불과 2주 만에 돌연 ‘사시 폐지 4년 유예’라는 방안을 발표하였다는 점, 그 방안의 핵심 근거가 설문의 공정성이 심히 의심되는 단 한 번의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자 그대로 ‘졸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근간에 관련된 법률가양성제도에 관한 정책에 대해 이렇게 성급하게 나서는 것은 ‘정상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시 폐지’의 전망은 현재 대학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학부의 여러 전공교육이 정상화되었고, 사시준비로 인한 편법적 학사운영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 와서 사시를 연장한다면, 다시 그 학부생들이 학교의 전공수업 대신 고시학원에 몰려가게 될 것이다. 특히 학부 법학과가 폐지된 대학(25개)의 학생들은 대학이 아니라 학원에서 법공부를 채워야 하는 변칙적 상황에 놓인다. 점차 수그러드는 ‘사시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켜 사시에 따른 사회적 문제점들을 영속시킬 것이다. 그 점에서도 ‘사시 폐지 4년 유예’는 결코 바람직한 정책방향일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 대한변협을 비롯한 기성 법조집단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변협 집행부는 TF팀까지 꾸려 ‘사시존치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변협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심포지엄이 끝날 때마다 ‘사시 존치’를 내용으로 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늘어났다. 조직적인 국회로비 의혹 등과 관련하여 대한변협 협회장에 대한 감사가 추진되었고, 그 감사에 대한 협회장의 부당한 압박이 또다른 쟁점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대한변협의 ‘사시 존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거의 없다. 사시는 더 이상 ‘경제적 약자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며, 로스쿨이야말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제도라는 사실이 여러 수치로써도 입증되었다. 또한 로스쿨에 대한 중상모략에 가까운 비난이 주효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시 존치’를 정당화하는 논거로 쓰여질 수는 없다. 현재에 문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로 퇴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일이다. 무엇보다, 수많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 사시를, 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인 대한민국 변호사 전체를 회원으로 하는 단체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한 번의 시험결과만으로 법률가 자격을 부여하는 사시는, 불합격자 누적으로 인한 국가적 낭비, 대학 학부교육의 황폐화, 법조인집단의 폐쇄적 서열문화 재생산, 획일화된 법조양성의 폐해 등 수많은 문제가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결코 21세기의 법률가양성제도가 될 수 없다는 합의에 따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사법개혁위원회가 제시했던 폐지시한은 2013년이었으나,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2017년으로 늦추어진 마당이다. 이미 4년 유예된 제도를 전혀 합당한 이유 없이 또 다시 4년 편법 연장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키는 일이다. 법무부는 법률에 규정된 대로 집행해야 마땅하고, 대한변협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을 접어야 마땅하다.
대한변협이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사시에 금과옥조처럼 매달릴 일이 아니라, 로스쿨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명심하면서 제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다. 로스쿨은 변호사를 양성하는 곳이다. 대한변협의 입장에서 본다면 로스쿨은 그 회원을 양성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로스쿨제도 도입과정에서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대한변협이 로스쿨을 위해 한 일은 별반 없다. 선배 변호사들이 ‘귀족학교’ㆍ‘돈스쿨’ㆍ‘음서제’ㆍ‘금수저’ 같은 비법률가적ㆍ선동적 낙인을 찍어 후배 변호사들에게 터무니없는 모욕감을 안겨준다니 이게 도대체 가당한 일인가. ‘공익’을 추구해야 할 변호사 단체가 국회와 각계를 상대로 로비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시 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대한변협은 일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법조인의 양성과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는”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바란다.
우리는 이제라도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법률가양성 제도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과거의 제도인 사법시험을 연장ㆍ존치시키려는 기도를 거두고 로스쿨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법률가양성 제도를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길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
2015년 12월 8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
회장단
한인섭(상임대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록(공동대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기춘(공동대표,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공동대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무총장
황성기(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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