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정신분열증 전력을 숨기고 결혼한 남편이 뒤늦게 사실을 알리고 입원한 사안에서 법원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혼인취소를 인정하고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 다만 결혼식 비용과 혼수비용의 반환청구는 기각했다.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당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A씨(여성)와 모 지역 신문기자인 B씨는 양쪽 어머니를 아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2013년 11월 교제를 하다 작년 6월 결혼식을 올리고 부산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뒤 혼인신고를 마쳤다. B씨는 그때까지 자신이 정신분열증으로 수회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을 아내인 A씨에게 말하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지난 1월 이런 사실을 A씨에게 알렸고 한 달 뒤 재발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그러자 A씨(원고)는 집을 나가 B씨(피고)를 상대로 지난 3월 법원에 주위적 청구로 ‘정신분열증을 알았더라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을 주장하며 혼인취소를, 또한 주위적 청구의 기각을 대비해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했다. 이와 함께 2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부산가정법원 제1가사부(재판장 문준섭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청구에 대해 “혼인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위자료)으로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의 행위는 혼인 여부의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에 대한 기망행위로서, 민법 제816조 제3호에서 정한 혼인취소 사유인 ‘사기로 인해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해당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의 기망행위에 따라 혼인이 취소돼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해 피고는 원고가 받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의 기망행위 내용, 원고가 피고의 기망행위를 알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의 나이와 직업 등을 참작해 그 액수는 500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결혼식비용, 혼수비용, 예단비 등 1억9000여만원의 재산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비용반환 청구는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