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희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9일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위령탑은 제주도가 소유하고 소속 보훈청이 관리하는 공용물인데, 피고인은 월남전참전자회 제주지부장으로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임의로 위령탑에 그 취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피고인의 이름 등을 음각으로 새긴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당연히 공용물건을 손상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당행위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이 범행에 앞서 월남전참전자회 제주지부의 의결을 거치고 중앙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위령탑의 소유 및 관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피고인과 단체의 내부적 사정에 불과할 뿐, 이로써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업무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공용물건인 위령탑이 충혼시설로서의 효용이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된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은 점, 위령탑에 대한 악의적인 의도로 범행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 대한 양형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피고인이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인 점, 당심에 이르러서도 피해가 회복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 양형조건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