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헌재, 국회서 허위진술 증인을 법정 위증보다 무겁게 처벌 합헌

“법정 진술은 개별적이나, 국회 진술은 다수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영향 미칠 수 있어 효과가 일반적”

2015-10-14 16:32:10

[로이슈=신종철 기자] 국회에서 허위 진술한 증인에 대해 일반법정의 형사사건ㆍ민사사건에서 위증한 이들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옛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국회증언감정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에서 허위 진술한 증인을 위증죄로 처벌하는 국회증언감정법 14조 제1항 중 ‘증인’에 관한 부분에 대해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헌재, 국회서 허위진술 증인을 법정 위증보다 무겁게 처벌 합헌이미지 확대보기
A씨는 2006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함에 있어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공소사실로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A씨는 대법원 상고심 계속 중 국회에서의 위증을 처벌하는 조항인 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옛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위증 등의 죄) 1항에 따르면 국회에서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형법 제152조에 따르면 형사ㆍ민사 소송 등에서 위증한 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헌재는 “국회에서 증인에 대해 출석을 요구할 때에는 출석요구서에 신문할 요지를 첨부하도록 하고 증인이 사전에 신문할 요지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러한 내용과 더불어 국회가 국정감사권이나 국정조사권을 행사하는 경우 증인의 출석과 증언을 요구할 수 있다는 헌법 제61조 제1항 및 이에 따른 국회에서의 증언이 가지는 엄중함을 고려한다면, 국회에서는 증인 채택 및 증언 절차를 국회증언감정법의 취지에 맞게 엄격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실에서 국회의 증인 채택 및 증언 절차가 위 법률의 취지에 맞게 엄격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증언거부권 고지 규정을 반드시 둬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를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국회증언감정법상 증인과 형사소송법상 증인을 차별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헌재는 “형사소송ㆍ민사소송 등에서의 위증은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위증으로 그 효과가 원칙적으로 사건 당사자에게만 미칠 수 있으므로 개별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국회에서의 위증은 입법ㆍ예산ㆍ국가정책 등 국회의 의정기능 전반,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다수의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형사소송ㆍ민사소송 등에서의 위증은 개인의 고소나 수사기관의 인지 등에 의해 얼마든지 처벌될 수 있지만, 국회에서의 위증은 별도의 엄격한 고발 절차를 거쳐야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의하면, 본회의 또는 위원회는 증인이 위증의 죄를 범했다고 인정한 때에는 고발해야 하고, 검사는 고발장이 접수된 날로부터 2월내에 수사를 종결해야 하며, 검찰총장은 지체 없이 그 처분결과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헌재는 “이를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국회에서의 위증에 대해 형사소송ㆍ민사소송 등에서의 위증보다 무거운 법정형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현저히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고 있다고 할 수 없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며 “더욱이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행위자에게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법관은 얼마든지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진성ㆍ서기석ㆍ조용호 재판관은 “국회감정법상 증인을 형사소송 증인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은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반된 것으로서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형법상 위증은 법관의 심증형성에 곧바로 영향을 미쳐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 등에 직접적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음에 반해, 국회에서의 위증은 위와 같은 불이익에 비해 그 효과가 간접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증죄가 형법상 위증죄보다 반드시 불법의 정도가 더 무겁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의 위증죄를 형법상 위증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국회증언감정법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자가 증인으로서 선서를 할 것을 승낙하는 경우에는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자신이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출석한 참고인이 증인으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위증을 하는 경우 비난가능성이 형법상 위증의 경우보다 더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은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위한 것이지만,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아 오히려 위증에 대한 고발 및 기소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며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반된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정미 재판관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점은 이진성,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의 반대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지만, 이들의 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형사소송법과 다르게 증언거부권 고지 규정을 두지 않아 형사소송법상 증인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