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의사의 월급 외 제세공과금 등 일체의 비용을 병원이 대납했더라도 퇴직할 경우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의사 A씨는 서울 중랑구에 있는 B병원에서 신경과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년 8월 31일 퇴직했다. 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은 A씨에게 2010년 1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매월 115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지급했고, 2011년 8월에는 1250만원을 지급했다.
병원과 A씨는 실제 수령할 총 급여액을 정해 이를 보장해 주면서 A씨가 납부해야 할 근로소득세, 주민세,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병원이 대신 부담하기로 약정했다.
퇴직한 의사 A씨는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서울북부지방법원 민사10단독 김수영 판사는 최근 A씨가 병원 재단을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14가단116285)에서 “피고는 A씨에게 6634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김수영 판사는 “피고는 원고가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되, 제세공과금 등 일체의 비용을 병원이 대납하는 대신 이를 퇴직금으로 받은 것으로 해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네트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병원이 대납한 금액이 A씨가 주장하는 미지급 퇴직금보다 훨씬 많은 점, A씨가 퇴직 후 2년 3개월 지나 퇴직금 청구를 한 점 등에 비추어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 밖의 사정만으로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근로소득세 등 납부 주체가 근로자인 원고이기 때문에 피고가 대신 부담했더라도 근로의 대상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기프트 카드 역시 계속적ㆍ정기적ㆍ일률적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것으로 근로의 대상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판사는 그러면서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월 1448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6382만원과 연차휴가수당 251만원 등 합계 6634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피고는 대납한 제세공과금 1억6800만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금액을 원고가 부당이득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병원 재단의 반소는 기각했다.